브런치 응모전에 집중한다고 운동을 한 달을 쉬었다. 운동은 쉬고 글쓰기만 하는 한 달 동안 "아침에는 달리고, 글 쓰다가 집중이 안 될 때는 새도우 스윙을" 계획했지만 채를 티브이 옆에 잘 보이는 곳에 세워 두고는 한 번도 잡지 않았다.
응모 전을 중심에 놓고 생활하니 아이들 등교시간, 간식시간, 저녁식사마다 흐름이 끊겼다. "시간이 고이지 않는 일상"이라고 투덜댔다. '해주는 밥 먹고 공부할 때'가 그리워지기도 했는데 어릴 때도 내 관심사에 몰입되어 살기보다 눈치 보고 신경 쓸 것 많았던 게 떠올라 지금이 낫다로 결론 났다.
글은 진도가 더딘데 산행은 따박따박 돌아왔다. 가기 전에 산행 준비로 바쁘고, 다녀와서는 시간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 기억이 날아가기 전에 초안 쓰고, 사진정리만 해두는 것도 큰 일이었다. 초안도 안 써놓은 예전 차수는 자료 찾아 모으다 보면 또 한주가 흐르고 다음 산행이 돌아왔다. 산행을 하고 있을 때 이 기분을 살려 글을 남기고 싶어 마음이 급했다.
"응모전 준비기간"이라 써 놓고 "그냥 하루하루 급급하게 산" 한 달이 지나갔다. 한 달 더 글쓰기에 집중하고 싶기도 했지만 일상으로 복귀하기로 했다. 어쨌거나 응모전 마감은 끝났고, 나의 글쓰기는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지 끝날 것은 아니기에.
한 달 만이라고 시작시간을 착각했다. 체육관에 나 밖에 없었다. 스트레칭을 하고 체육관을 뛰며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선생님이 도착하고 두 명씩 레슨을 받는데 제일 먼저 가서 받았다. 하이클리어, 언더클리어, 드라이브, 헤어핀을 순서대로 하고 쉴 새 없이 날아오는 공을 쳐냈다. 열정 넘치는 선생님의 샤우팅과 다른 코트에서 왁자지껄 시합이 돌아가는 소리가 체육관에 가득 찼다.
한 달간 채를 잡지는 않았지만, 다시 운동을 하게 되면 잘 배우고 잘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다. 공이 앞으로 반듯하게 날아가게 채 면의 방향을 잘 맞춰서 치고 싶었다. 멀리 힘 있게 공을 보내기 위해 배우는 기회들을 잘 살려봐야지,라고 마음먹는 순간이 있었다.
그 순간이 다시 왔다. 배우고 익힐 시간. 공이 전보다 앞으로 똑바로 간다. 한번 한 번을 신중하게 쳤다. 하이클리어로 쳐낸 공이 상대편 뒷 라인 밖으로 까지 뻗어나가 '아웃'되기도 한다. 은미 씨의 공처럼 비행기 날아오는 소리는 아직 안 나지만 그래도 내 공도 세지고 있다. 하지만 운동을 쉬지 않은 사람들이 더 세져 있는 탓인지 셔틀콕을 3개나 잃고 빈 털털이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