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일기] 지나가는 아이를 보며 맘껏 웃어도 괜찮아

by 스크류바

"지나가는 아이를 보며 맘껏 웃고, 귀여워해도 괜찮아"

지난 1년 하고도 4개월 동안,

내가 나에게 수없이 되뇌었던 말이다.


한 차례 유산을 겪고 몸을 회복한 뒤,

자연임신을 시도하는 시간 동안

내 곁의 수많은 지인들은 임신했고, 또 아이를 낳았다.


그들의 부른 배를 마주하며,

갓 태어난 아기를 보며 웃고 축하 인사를 건네는 내가 속없어 보이지는 않을까,

그 웃음 속에 차마 떨치지 못한 씁쓸함을 들킬까,

스스로를 자책하며 괴로워하던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아이를 보며 웃어준 나에게

"넌 배알도 없니?"라고 말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진심을 다한 축하가 쉽지 않다는 걸 아는 사람들은

그저 내 마음을 이해하고,

말없이 안아주고, 위로해 주었다.


결국 나를 괴롭힌 건 타인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을 상상하며 나를 몰아붙이던 내 마음이었다.


내가 갖고 싶은 것을 가진 타인을 부러워하는 마음,

그 순간 드는 얄미움이나 서운함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리고 나는,

'남의 행복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넓은 그릇을 가진 사람'은

현실보다 이상에 더 가까운 존재라는 걸 배워가고 있다.


모두가 그 감정 앞에서

조금은 작아지고, 조금은 미성숙하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오늘,

길을 걷다 마주친 아이에게 웃어줘도 괜찮고,

지인의 아이를 귀여워하며 미소 지어도 괜찮다.


그 마음이 진짜든,

반쯤은 억지로 꺼낸 미소든

그 모든 마음은 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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