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업데이트] 두렵도록 절실하게 살아 냅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by 박 스테파노
뭍에 잡혀 올라온 물고기가
온몸을 던져
바닥을 치듯이
그렇게 절망이 온몸으로
바닥을 친 적 있는지
그물에 걸린 새가
부리가 부러지도록
그물눈을 찢듯이
그렇게 슬픔이 온 존재의
눈금을 찢은 적은 있는지
살아 있다는 것은
그렇게 전 생애를 거는 일이다
실패해도 온몸을 내던져
실패하는 일이다
그렇게 되돌릴 겨를도 없이
두렵게 절실한 일이다

- 류시화 <살아 있다는 것>


artwork_Joanna Concejo


살아 있다는 것은 그렇게 전 생애를 거는 일이라는 류시화 작가의 시구처럼 살아 냅니다. 오늘은 9년 전 하늘로 소풍을 떠나신 부친의 기일이었습니다. 죽음의 추념을 앞세워 생존의 욕구를 다지는 불효자의 기도는 미약하기만 합니다.


3주간의 휴약과 수혈, 촉진제의 집중 투여로 혈액 수치가 하한선을 간신히 넘어서게 되었습니다. 지난주 검체한 골수 조직 검사는 특수 염색처리 염색체 검사가 요구되어, 결과를 보기까지는 아직 1~2주가 더 필요한 상태입니다.


우선 급성기로의 전환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번 복용하던 2차 항암제를 용량을 낮추어 1주일 더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간혹 약제 효능이 더디게 작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손을 놓는 것보다는 났다는 주치의의 판단입니다.


더 나빠지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이다 싶은 오늘입니다. 재복용으로 극심한 두통과 혈액 수치 저하가 다시 우려되지만, 전 생애를 걸고 바닥에 몸부림치는 물고기처럼 버티어 내려합니다. 실패해도 다시 또 실패의 확률에 몸을 던지는 일, 그것이 살아 내는 일이니까요.


살아내려 합니다.

그래서, 여전히 응원은 유효합니다.

(아직 송사의 승소의 현실화에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저 작디작은 손길도 큰 도움이 됩니다.)


<항암 치료비 모금>

SC제일은행 22320191759 박철웅

하나은행 10291039413107 김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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