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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런닝

맑은 공기를 드릴 순 없지만

by DrL

이렇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이유도 몸이 서서히 변화하는 게 보이기 때문이다. 운동은 가장 효율적인 투자가 아닌가 싶다. 대학은 4년이나 투자했지만 졸업 후에는 무엇을 해야 될지 더 헷갈렸다. 취업도 1년이라는 준비기간을 거쳤지만 불확실함에 컸다. 하지만 운동은 1~2시간만 운동하면 몸의 변화가 보이고 꾸준히만 한다면 성장할 거라는 확실함이 있다. 쉽지않은 해외생활에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지지 않도록 일단 운동복부터 입자.



<달리기는 자존감을 올리는 수단>


한국에서 런닝을 좋아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워라벨이 옛날보다는 좋아지고 바디프로필이 유행하면서 건강에 부쩍 관심이 많아진 것 같다. 새벽에 한강을 뛰는 장면이 방송되면서 일출 런닝을 하는 사람도 늘었다. 퇴근하고 회식보다 건강관리를 위해 런닝을 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나는 두가지를 모두 다 좋아하는데 특히 군대에서는 일출 런닝을 많이 했다. 동해안에서 해뜨는 시간에 맞춰서 해변도로 런닝을 했다. 취업 후에는 회식으로 만들어진 술배를 만지고 이대로는 안되겠다면서 퇴근 후 집에 오자마자 런닝 복으로 갈아입은 뒤 나가서 뛰었다.

20220426_191812.jpg 뛰러 가자

퇴사 이 후에도 시간이 많아져서 항상 뛰었다. 군생활을 하면서 내가 생각보다 달리기에 소질이 있다는걸 알았다. 물론 동기들은 마른 체형의 나를 보면서 생계형 마라토너라며 놀렸지만 체력 평가 때 페이스 메이커를 해달라고 요청을 했다. 달리기는 나에게 자존감을 올려주는 수단이다. 퇴사 후에도 계속 달렸던 이유도 이 때문인 것 같다. 달릴 땐 아무 생각이 안든다. 그저 내 숨소리를 들으면서 달리기만 하면 된다.




<독일 런닝>


독일에 와서 내가 무엇을 직업적으로 가져가야 될 지 모르겠어서 일단 달렸다. 거의 포레스트 검프에 주인공마냥 달렸다. 맑은 공기와 유럽의 따사로운 햇빛이 좋았다. 뛰기 좋은 런닝코스가 있는 일룸파크도 한 몫했다. 해가 뜨고 해가 지기 전까지 그 곳에서 항상 사람들이 달리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기록하고 싶어졌다. 평화로운 공원, 가쁜 숨을 쉬면서 목표한 거리까지 달리는 사람들, 잘 관리되어 있는 나무들, 항상 들리는 새소리, 그 안에서 달리고 있는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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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룸파크 런닝 코스


그래서 유튜브 체널에 내가 뛰는 영상을 올리고 있다. 그냥 뛰는 영상을 올리면 재미 없어서 평소에 좋아하는 음악들을 넣어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두면 좋을 것 같고 런닝머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영상을 틀어놓고 달리면 좋을 것 같다.

독일의 맑은 공기를 드릴 수는 없지만,



https://www.youtube.com/channel/UCVh-t8nlaS5bjTNEc5c26zg




앞으로도 계속 달리면서 기록을 해볼 생각이다. 숨이 가빠지면서 힘들어지고 멈추고 싶지만 뛰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걸 알고 있다. 가쁜 숨이 주는 행복함을 잊어버린채 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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