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가을엔 역시 해장국이지. 내가 좋아하는 해장국집에서 우곱탕을 먹기로 했다. 오랜만에 찾아가는 집. 근래에도 리뷰가 올라왔나 검색을 해본다. 가게 정보가 안 나온다. 설마 없어졌나? 부동의 맛집인데?!! 잡식성에 (여자치고는) 대식가인 나는 생각보다 맛잘알이라 내가 맛있다고 찜한 집은 전통의 강자(내가 늦게 발견한 것일뿐)인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그런 집이 없어지다니. 조금 더 검색을 해보니 임대 계약이 만료가 되어서 없어졌다고 하는데 장사가 안 되었을 것 같지는 않고 임대료 문제가 있어서 나간 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나쁜 건물주같으니! (건물주는 오래오래 장사하기를 바랬을지 모른다. 생각보다 장사가 안 되어 가게를 접은 걸 수도 있지만 그냥 클리셰같은 편견으로 건물주를 욕해본다) 슬픈 마음으로 플랜B(J에겐 언제나 플랜B가 있다) 가게로 가서 선지해장국을 먹었다. 사실 우곱탕(선지와 곱창이 들어있다)을 먹고 싶었는데 플랜B 가게에는 우곱탕이 없어 그냥 선지해장국(양과 선지가 들어있다)을 먹었다. 먹으면서 생각했다. 플랜B는 플랜A를 대체할 수 없구나. 흑... 내 해장국 맛집 돌려줘~!! 슬픈 마음으로 계산을 하고 나오니 가을 바람이 더 차게 느껴졌다. 잡식성에 대식가라 그런가 왜 이렇게 먹고 싶은 게 많은지 방에 누워 있으면 먹고 싶은 게 막 떠오른다. 그러고보니 오늘 저녁을 일찍 먹긴 했네. 내가 좋아하는 닭볶음탕집을 검색해보자. 검색이...안된다. 왜! 왜! 대체 왜냐고!! 가게 이름은 한방 삼계탕이지만 닭볶음탕이 더 유명하다. 두 가지 모두 먹어봤는데 두 음식 모두 아주 훌륭했다. 그 이후로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못 갔지만 늘 내 마음 속 닭볶음탕 집 1순위는 그곳이었는데. 찾아보니 또 없어진 듯 하다. 배달 특수를 이기지 못하고 장사를 접으셨나. 아무래도 오프라인 손님이 많은 가게의 경우 배달에는 약하거나 배달을 하지 않는 일이 많다 보니(내가 좋아하는 순대국 맛집도 배달을 안함) 어떤 연유로 가게를 접게 되었는지 심히 궁금하다. 결국 이로써 내가 좋아하는 음식점 두 곳이 사라졌네. 세상이 참 빨리 변한다. 맛집이라고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도 아닌 듯 하다. 머릿 속에 맛집 리스트 폴더만 있었는데 이제는 추억 속 맛집 리스트 폴더도 만들어야 할 판이다. 쩝쩝... 식욕이나 다스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