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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Nov 21. 2024

뺨을 맞다

여름에도 모기 때문에 신경 쓸 일이 없었는데 쌀쌀해진 이 11월에 모기와의 전쟁이다. 방에 모기가 들어오면 2가지 파로 나뉘는데 ‘그냥 자는 파’와 ‘죽이고 잔다 파’이다. 나는 후자로 어떻게든 모기를 찾아서 죽이고 숙면한다. 모기를 찾는 방법은 불을 끈 상태에서 가만히 있다가 윙~ 소리가 나면 살며시 불을 켠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면 모기가 근처에 붙어 있다. 그럼 잽싸게 약을 뿌려(약이 없으면 성룡에 빙의?해 얇은 티 같은 걸로 쳐서 / ‘아뵤~’는 취향대로 / 난 모기 날라갈까봐 최대한 조용하게) 죽이면 된다. 그러다 최근에 또 하나의 방법을 알게 됐는데 보통 모기가 머리 근처에서 날아다니면 윙~ 소리가 나니까 손바닥으로 내 머리통을 쳐서 모기를 죽일 수도 있다. 며칠 전 그렇게 두 번?(아이고 頭(머리 두)야…) 쳐서 아침까지 조용하게 숙면한 적이 있다.(그렇게 죽였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걔가 몸을 사린 것 뿐이었다. 다음 날 발견해 처형했다) 그래서 그렇게 하면 굳이 일어나서 불을 켜고 모기를 잡지 않아도 되겠다 생각하던 차에 오늘 또 모기가 왔네. 윙~ 찰싹! 아 놓쳤어. 한 번 더 찰싹! 아 뭐야! 누가 내 뺨 때렸어?!! 머리통을 때린다는 게 뺨을 때린 나. 40년 인생에 내 볼따구를 나한테 맞을(손은 머리보다 빠르다!) 줄이야. 생각보다 아파서 손바닥으로 볼을 문질러 본다. 뺨을 맞으면 이런 아픔, 이런 기분이구나. 모기 덕분에 하나의 경험?치가 올라갔다. 모기는 또 몸을 사리는 것 같다. 뺨까지 맞았는데 아직 안 죽은 것 같으니 오늘 밤은 숙면하긴 그른 것 같다. 자다가 ‘윙~’ 소리가 나면 머리통을 때려 모기를 잡을 수 있을 때까지 특훈을 멈추지 말자.


* 이 글을 쓰고 목 뒤 언저리가 이상해 만지니 뭐가 만져진다. 자세히 보니 짜부된 모기 형체 같기도. 역시 모기잡이 머리통 때리기는 헛되지 않은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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