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에게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건 아무도 모르는, 나만 아는 몸의 변화이다. 물론 아주 미묘해서 소머즈급의 시력을 가져야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흠이지만. 탕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샤워장의 구조 상 거울을 마주하게 된다.(목욕탕처럼 앉아서 씻는 자리가 많으므로 군데군데 거울이 아주 많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온탕에 몸을 담글 때마다 나의 상반신을 마주하게 되는데 미묘한 변화가 보였다. 그것은 바로 나그랑(나그랑은 래글런의 일본식 표현인데 어차피 래글런도 영어라서 나그랑으로 표기. 래글런보다 나그랑이 뭔가 더 귀엽고 입에 잘 붙는다고나 할까) 근육이 생긴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대흉근(가슴 근육)과 삼각근(어깨 근육)을 나누는 선이 조금 생긴 건데(원래 없었음) 이유를 떠올려보니 최근에 시작한 웨이브 푸쉬업 때문인 듯하다.(알 길은 없음)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설명이 좀 필요한 분들을 위해 예를 들자면 미드 프렌즈에서 모니카와 레이첼이 어깨를 드러내면 선명하게 보이던 선이 바로 이 나그랑 근육이다. 10시즌이 계속될 동안 그녀들이 운동하는 에피는 챈들러를 운동시키기 위해 모니카가 매일 아침 챈들러를 깨워 러닝을 나가는 에피가 유일한데(더 있다면 알려주세요) 지나고 보니 그녀들의 몸은 웬만한 운동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 머쓸 바디였다. 그래서 갑자기 생긴 나그랑 근육을 보면서 미드 프렌즈의 레이첼(모니카보다는 패셔너블한 레이첼이 쇄골과 어깨가 드러난 룩을 더 많이 입었던 것 같다)도 떠오르고, 어느 곳 하나 운동한 몸이라는 태를 찾아볼 수 없는데 한 군데가 생긴 것 같아 뿌듯하고 그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