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그림책 <레미 할머니의 서랍>
귀를 기울이면 소곤소곤 속삭속삭, 즐거운 속삭임이 들려옵니다.
"어쩐 일인가요?"
레미 할머니가 다정하게 물었어요.
레오 할아버지는 수줍게 입을 열었지요.
"레미 씨, 괜찮다면 나와 함께 살지 않겠소?"
사이토 린, 우키마루 글 / 구라하시 레이 그림 <레미 할머니의 서랍> 2022, 문학과지성사
수의사의 처치를 받는 동안 강아지는 더욱 애처로운 소리를 냈고 나는 숫제 그의 품에 안겨서 귀를 막고 흐느꼈다. 내가 생각해도 요사스럽기 짝이 없는 짓거리였지만 나는 그 감미로운 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박완서 <마른 꽃> 1998, 창작과 비평, 42쪽
지금 조박사를 좋아하는 마음에는 그게 없었다.
연애감정은 젊었을 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데 정욕이 비어 있었다. 정서로 충족되는 연애는 겉멋에 불과했다. 나는 그와 그럴듯한 겉멋을 부려본 데 지나지 않았나 보다. 정욕이 눈을 가리지 않으니까 너무도 빠안히 모든 것이 보였다.
같은 책, 4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