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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빛 Jul 11. 2023

택배요? 외식 그건 뭐죠?


육지 살 적엔 아마 잘 보이지도 않았던 문구가 하나 있다. '제주 산간 및 특수 지역 추가 배송비 5000원' 제주살이가 시작되고 나면 이 문구를 체감할 수 있는 인생의 귀한 기회를 얻게 되는 거다. 초창기 추가 배송비를 넘어, 제주의 태풍을 뚫지 못하고 한주가 넘어 싸늘하게 도착한 밀키트들을 보고 난 많이도 절망했다. 물론, 덕분에 마을마다 있는 오일장에 들러 흥을 채우고 요리를 시작하게 됐지만. 너무나도 갖고 싶고, 필요한 아이템들이 제주엔 배송조차 불가하다는 걸 체험하게 되는 날부턴 정기적인 육지 여행(택배 걷으러 가는 날)이 매월 필수 스케줄이 된다. 제주 사는 사람들이 뭔가 알 수 없는 해탈의 경지에 이른 표정을 갖게 되는 것도 다 이런 배송비의 해슬 때문이 아닐지 의심스럽기도. 



식탐도 물욕도 그냥 모두 다 내려놓게 만드는 섬 제주. 그리고 관광지인 제주는 그저 모든 것이 다 귀하고 비싸다 (성의 없어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냥 진실인 거라.) 외식이란 본래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져야 하는 건데 백반 정식 하나에도 뭔가 관광지 부가세가 얹힌 듯한 값을 지불하고 나면 그 왠지 모를 씁쓸함이란.. 그냥 양푼이에 밥 비벼 먹을까? 하는 장난스러운 생각이 점점 더 진지하게 외식의 자리를 매우게 되더라니. 이쯤 하면 저자에 대한 오해가 차오를까 싶어 드리는 말씀은 저 본래 구두쇠랑은 상당히 거리 있는 스타일입니다만..! 그렇다. 여기저기 핫한 카페 찾아다니며 돈 쓰는 것이 여행이라면, 살이는 신중히 돌고 돌던 마을에서 우연히 발견한 근사한 카페의 비밀스러운 단골손님이 되는 거다. 자연에 마음은 활짝 열되, 물질에 대한 욕심은 일찍이 버리고 시작하시는 게 여러분의 절망 줄임에 도움이 될 거다.







with love,

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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