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리기 #4
제주도의 가을 하늘과 바람이 완전했던 가을이었다.
카페 앞 길고양이가 나에게 다가와 인사를 했다.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고양이와 남은 인사를 나누었다.
이처럼 행복한 순간이 있을까.
부드러운 바람만큼이나 살며시 나타났다.
꿈의 장면처럼, 나를 마주했다.
아무 말 없이 떠났던 사람이었다.
나를 놓고 싶을 만큼, 지독히도 아프게 했던 사람이었다.
당황스러운 나는 고양이를 쳐다봤다.
살면서, 한 번은 보고 싶었다.
잘 지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원망하고 싶었다.
여전히 나에게는 미움이 남아있었다.
나에게 가벼운 인사를 하는 그 사람에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바보 같은 웃음을 지었다.
바닥에 누워있던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나에게 말해주었다.
"너를 잊지 않았잖아"
"너를 기억하고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