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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깜장하트 Aug 23. 2023

[시] 건축학개론

잃어버리기 #4

제주도의 가을 하늘과 바람이 완전한 그날이었다.

길에서 만난 고양이가 나에게 다가와 인사를 했다.

카페에 들러서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고양이와 남은 인사를 나누었다.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홀연히 다가왔다.

혼자인 나를 알아보고 위로해 주듯이,

꿈처럼 다시 나타났다.

아무 말 없이 떠난 사람이다.

너무 아파서 나를 놓고 싶었던 순간에,

무심하게 나를 외면하고 사라졌던 사람이다.


한 번은 보고 싶었다.

잘 지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아니, 사실은 원망하고 싶었다.

왜 그렇게 나에게 모질었는지 묻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바닥에 누워서 나를 올려다보는 고양이가 대신 말해주었다.

"그래도, 고맙다 하고 웃어주렴"

"너를 잊지 않았잖아"

"너를 기억하고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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