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간 리펜호프 Meghann Riepenhoff
메간 리펜호프는 사진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예술가입니다. 그녀는 19세기 시아노타입 사진의 선구자인 안나 앳킨스의 영향을 받아 암실을 벗어나 자연 속으로 향합니다. 그녀의 작업은 자연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자연의 힘과 협력하여 이미지를 창조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Littoral Drift + Ecotone>은 그녀의 이러한 예술적 탐구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파도와 강수라는 자연의 요소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이미지들을 통해 풍경, 숭고, 시간, 그리고 일시성에 대한 우리의 생각들을 정리해줍니다.
리펜호프의 사진집 <Littoral Drift + Ecotone>은 두 개의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Littoral Drift>는 파도에 의해 밀려온 모래와 자갈로 이미지를 형성하는 시리즈이고, <Ecotone>은 비, 눈, 안개 등 강수의 형태로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그녀는 시아노타입 용지를 바닷가에 펼쳐 놓거나, 비나 눈이 내리는 야외에 노출시켜 이미지를 얻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감광성 화학물질은 햇빛에 반응하는 동시에 주변의 물에 의해 씻겨 내려가면서 독특한 형태의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리펜호프의 작업 방식은 전통적인 사진 촬영 방식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녀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대신, 자연에게 직접 이미지를 창조할 기회를 줍니다. 그녀는 단지 재료를 준비하고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하며, 최종적인 이미지는 자연의 힘에 의해 결정되게 합니다. 이러한 협업적인 작업 방식은 사진의 주체와 객체,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허물고, 자연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능동적인 창조의 주체로 인식하게 합니다.
그녀의 작품 속 풍경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이상화된 모습이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고 침식되는 불안정한 상태로 존재합니다. 파도에 의해 밀려온 모래와 자갈, 빗물에 의해 씻겨 내려간 화학물질은 풍경의 일시성과 유동성을 강조하며, 자연의 끊임없는 변화를 상기시킵니다.
또한 그녀의 작품은 자연의 숭고함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자극합니다. 거대한 파도와 쏟아지는 빗줄기는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자연의 위대함과 불가항력적인 힘을 느끼게 합니다. 리펜호프의 사진은 이러한 자연의 숭고함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우리에게 겸손한 자세로 자연을 존중해야 함을 일깨워줍니다.
리펜호프의 작품은 시간을 초월하는 영원한 아름다움을 추구하기보다는, 덧없이 스러지는 일시적인 아름다움에 주목합니다. 그녀의 사진 속 이미지들은 영구적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소멸하는 과정 속에 있습니다. 이러한 일시성은 삶의 유한함을 상기시키며, 현재의 순간을 소중히 여기도록 이끌어줍니다.
레베카 노리스 웹은 리펜호프의 작업을 "자연 세계의 변화하는 파도와 날씨와 협업한 작업"이라고 평가하며, "자연 세계가 우리와 마찬가지로 취약하고 동시에 강력하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라고 말합니다. 이는 리펜호프의 작업이 단순히 아름다운 이미지를 창조하는 것을 넘어, 자연과의 공존을 모색하는 예술적 실천임을 시사합니다.
메간 리펜호프의 작업은 사진의 예술적 가능성을 확장하는 동시에,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예술적 실천으로서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녀의 사진은 우리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책임감을 갖도록 이끌어줍니다.
리펜호프는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 요소들(파도, 비, 눈 등)과 직접 협력하여 이미지를 만듭니다. 그녀의 작품은 최종 결과물보다 자연과 상호작용하는 과정 자체에 중점을 둡니다. 이는 전통적인 사진가들이 카메라로 피사체를 포착하는 방식이나,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 데 집중하는 전통적인 사진가들과 대조됩니다.
또한, 자연의 힘에 의해 만들어지는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작품은 순간이 아닌 시간의 흐름과 변화를 담아냅니다. 이는 구도와 노출을 정확히 제어하려는 많은 사진가들의 접근방식과도 다르고,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 전통적인 사진과도 차별이 됩니다.
사진이란 것이 뭘까요? 우리는 사진 하면, 언제나 카메라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사진이라는 것이 꼭 카메라가 없어도 만들어진다는 것을, 지난 앨리슨 로시터를 통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리펜호프의 작업을 보면서 예술의 다양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봅니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우리 주변에 가득 있습니다. 그것을 발견하고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작가의 몫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