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찾았으면 좋겠다
자기 마음이라는데 누가 뭐라고 말할까. 웃고 떠들고, 웃고 떠들고. 그런데 그런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모두 웃고 떠들고 있다. 그 옆에서 뻘쭘하게 서있다가 나도 배시시 웃었다. 누가 왜 웃느냐고 물었다. 대답대신 웃었다. 왜 웃는지 나도 모른다. 웃을 때는 참 행복해 보인다. 참 즐거워 보이기도 하고, 참 좋아 보이기도 한다. 기쁨이 가져다주는 것이 그런 것 같다. 그때만큼은 아무런 시름도 없고 걱정도 없다. 고민도 없다. 세상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 문제 있는 게 이상해 보인다. 그렇게 속 시원하게 한바탕 웃었다.
웃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웃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웃지 않는 것이다. 왜 웃지 못하겠는가. 남들처럼 크게 소리 내어 세상이 떠나가도록 웃을 줄 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웃음을 잃었다. 아주 먼 옛날도 아니다. 아주 가장 최근에, 그때부터 웃음을 잃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나는 알 수 없다. 묘한 감정이 밀려왔다. 웃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웃음은 내 것이 아니었다. 웃음은 그의 것이었다. 그는 웃음을 잃었고, 나는 웃음을 주웠다. 주인 없는 웃음. 이름이 선명했다. 영문도 모르고 웃었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내가 기뻐할 때 그는 슬퍼했다. 내가 웃을 때 그는 울지도 못했다. 긴 호흡 소리가 들렸다. 울음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음악 소리를 줄였다. 낮게 우는 소리가 들렸다. 모두 춤추는 것을 멈추었다. 노랫소리도 멈추었다. 아이들 웃음소리만 귀에 들렸다. 누군가가 웃다가 고개를 돌렸다. 울음소리가 크게 들렸다. 조용히 기타를 내려놓았다. 손뼉 치던 손을 거두었다. 정적이 흘렀다. 같이 한 시대를 사는 사람들. 조금 웃지 않아도 된다. 조금은 웃어도 된다. 네가 웃을 수만 있다면 내가 기뻐하지 않을게. 내가 기뻐하는 게 너에겐 슬픔이 된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네가 웃으면 좋겠다. 내 기쁨을 네가 조금 덜어갔으면 좋겠다. 네가 아팠을 때 나도 아팠다. 네가 배고플 때 나도 배가 고팠단다. 네가 모르는 것, 나는 너보다 더 몰라. 나는 바보야. 너보다 더 모르는 게 많단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말이야. 나는 슬프면 웃는단다. 아주 많이 슬프면 더 크게 웃는단다. 내가 하하 웃으면 그건 통곡이란다. 내가 노랫소리를 크게 틀지. 그건 나를 감추기 위해서란다. 네가 기뻐하지 않으면 나도 기뻐하지 않을게. 네가 웃지 않으면 나도 웃지 않을게. 나도 이제 네가 울면 너보다 더 크게 울래. 그러니 울지 마. 슬퍼하지도 말고. 웃기만 하란 말이야. 바보소리 들을 정도로 크게 웃으란 말이야. 웃으면서 눈물 흘려도 괜찮아. 나도 너 따라 그렇게 웃을게. 같이 울고 같이 웃자. 같이 기뻐하고 같이 슬퍼하자. 언젠가는 울음을 멈추고 웃을 날이 있을 거야. 머지않아서 곧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