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트
[ 가을에 커피 ]
나는 너에게
한 잔의 커피이고 싶었다
향긋한 입술에 닿은
거리를 쓸며
가을은 가고
한 잔의 커피를 위해
알맺힌 내 소가지
잘게 으깨어
좀체 피할 수 없었던
시간들을 거른다
기다림, 그리고
갈색의 그리움과
점점 더 맑아지는 외로움
골목을 돌아서는
너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note
어떤 날은,
특히 오늘 같이 구름 낮은 날에는,
한 잔 커피에도 상념이 담기곤 한다.
입술이 따뜻하고, 마음은 서늘한
그런 커피 향미도
흐린 가을 날에는
참 좋다.
#가을 #커피 #상념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