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리 들리나요? <알사탕>
나는 혼자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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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노는 것도 나쁘지 않다.
친구들은 구슬치기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른다.
만날 자기들끼리만 논다.
그래서 그냥 혼자 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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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구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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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건 못 보던 구슬이다.
“그건 알사탕이야. 아주 달지.”
어쩐지. 크기도 모양도 색깔도 가지가지더라니.
「알사탕」 중에서...
백희나, 책읽는곰(2017)
“동동아......”
어디선가 동동이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쑤셔 박힌 리모컨 때문에 옆구리가 아픈 소파. 오랜 반려견 구슬이, 폭풍 잔소리 대왕 아빠(나도 그런 엄마), 하늘에 계신 할머니, 우수수 떨어지는 단풍잎과 은행잎까지 마음의 소리를 전해주는 특별한 메신저 알사탕.
백희나 작가의 작품이라면 믿고 보는 편. 한 때 「구름빵」에 푹 빠져서 당시 네 살 아이랑 VOD로 애니메이션 전편을 섭렵하고 주제가를 입에 달고 살았던 적이 있다. 아이는 실제 구름빵을 홍비 홍시 엄마처럼 만들어달라고 내내 고집부렸다. 그 맛을 꼭 보고 싶다고 하도 졸라대서 뮤지컬을 보면 기념품(?)으로 구름빵을 나눠준대서 솔깃했다가 시즌을 놓쳐 못 보았던 게 아직까지도 두고두고 한이다.
폭염에 푹푹 뜨끈히 달궈진 여름밤엔 창을 통해 잠 못 드는 아파트 풍경을 마주하고는 「달 샤베트」로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백희나 작가의 메시지는 한결같이 ‘마음’을 담는다. 혼자여도, 함께여도, 가까이 있어도, 멀리 있어도, 서로가 달라도 들여다보며 보듬어주는 마음과 따뜻한 시선. 깊어지면 결국 사랑이 되고 마는...
만약 내가 알사탕을 먹으면
‘좋아 좋아’라는 말이 나오면 좋겠다.
요술 알사탕이 있다면
사탕 속 무늬랑 놀고 싶어!
무지개, 별, 달이랑 말이야...
책 읽어주는 엄마(리딩맘) 활동하러 가는 1학년 반 친구의 감상평에 그만 심쿵! 아빠 잔소리 읽어줄 때 호흡이 달려 숨차 죽는 줄 알았는데, 아이들 글을 보니 ‘그래, 이 맛이야!’ 나도 모르게 혼잣말이 나온다. 그래 이 맛에 책 읽어주러 가는 거지. 마음이 그대로 문장으로 술술 읊어지는 나의 알사탕엔 책그림, 글밥이 가득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