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목표,라고 한다면 좀 거창합니다.
크게 소리 내지 않고 사뿐히 움직여 다니는 그런 사람. 느려터지지 않고 뛰어다니지도 않고... - 그것이 목표입니다.
우리나라가 참 좋은 것 중에 하나가, 어딜 가더라도 멋진 카페가 있다는 것.
선릉공원 담장너머에 있는 회사를 다녔을 때 정말 좋았던 게 '커피볶는집'이라는 카페가 걸어서 대략 100걸음 내외에 있었다는 것이었어요. 그곳에는 '올드 클래식'(클래시컬 음악의 옛 음반쯤으로 해두면 좋겠다.)이 가득했습니다. 가냘픈 내 취향과 어떻게 그렇게 딱 맞아떨어지지요? 요컨대, 나도 카페를 해야겠다.
늘 늦되는 나는 뒤늦게 세상 물정에 눈뜨고... 지금은 그저 카페와 음악을 즐길 뿐입니다만.
서래마을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던 광고회사 선배가 그러시더군요. 이 동네 분들은 에티오피아예가체프만 찾는다고. 세상엔 참 다양한 품종이 많고, 나름의 철학을 가진 로스터리도 많고, 심지어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도 많다고 하죠. 핸드드립만 해도 몇 가지 다른 추출 도구가 있고 추출의 방법이 있고요. 아무튼 여러 분들이 각자의 취향으로 커피를 즐겨서 좋은 카페가 늘어나면 저는 행복할 것 같습니다. - 저는 라이트로스트나 미디엄로스트의 원두를 굵게 갈아서 추출한 '마일드하지만 진득한?' 커피를 좋아합니다. 값비싼 게이샤 품종들은 다 꽃냄새도 나고 과일향이 있어서 맛있었습니다만 아무래도 크게 소리 내지 않고 사뿐한 느낌의 그런 블랜드커피들도 좋았습니다. (안목블랜드 최고^^)
내가 좋아하는 커피는 내가 좋아하는 커피일 뿐인 것처럼, 크게 소리 내지 않고 사뿐히 움직여 다니는 그런 사람이라는 판단이 나 스스로 서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