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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차라떼샷추가
Oct 09. 2024
어린이의 말장난
신발코, 신발엉덩이, 신발코딱지
"어떤 신발 신을래?"
아내가 한울이에게 물었다.
현관 앞 신발장에는 신발 두 개가 놓여 있었다.
하나는 한울이가 자주 신던 낡은 신발,
그리고
다른 하나는 처음 본 하얀 새 신발.
한울이는 고민 없이 익숙한 신발을 골랐다.
아내는 내심 서운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엄마가 새로 신발 샀는데..."
라며
한울이가 들릴 듯 말 듯하게 말 끝을 흐렸다.
아내는 한울이가 새 신발을 발견하고는
기분 좋아 들뜬 모습을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뭐 어쩔 수 있나.
선물은 주는 사람 마음보다는
받는 사람 마음이 우선인 것을.
깔끔한 아내는 한울이가 신은 신발을 살폈다.
그리고 신발 앞에 때가 조금 묻은 걸 발견했다.
"어? 이상하다. 어제 분명 닦았는데?"
아내는 한울이 신발 닦아줄 도구를 찾아
신발장 서랍을 뒤졌는데 결국 못 찾았나 보다.
"한울아 신발코는 내일 닦아 줄게."
라는 말과 함께 아내는 서랍을 닫았다.
더러워진 신발코
갑자기 한울이는 깔깔깔 웃기 시작했다.
"신발코가 뭐냐?"
"신발에 코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내는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설명을 이어갔다.
"아~ 신발 앞을 신발코라고 불러~ 진짜야~"
한울이는 믿지 않겠다는 표정으로 쏘아붙였다.
"신발 앞이 신발코면, 신발 뒤는 신발엉덩이겠네?"
"신발코에 묻은 때는 그럼 신발코딱지고?"
"하하하하 말도 안 돼! 거짓말이지?"
신발 뒤가 신발엉덩이이고
신발코에 묻은 때는 신발코딱지라는 말에
아내도 나도 빵 터져서 낄낄대고 웃었다.
어린이 특유의 천진난만한 유쾌함은
어른들 마저도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힘이 있다.
요즘 한울이 덕분에 웃는 일이 많아졌다.
한울이와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긴장과 진지함으로 가득 찼던
내 마음에도 피식 웃을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이 생겨나고 있다.
그런 일상의 어이없는 작은 웃음들이
얼어붙은
땅
위에
솟아난
여린 잎처럼
반갑다.
네가
내 마음에
봄을 불러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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