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메채'는 '타깃' '메시지' '채널'을 의미한다. 즉 "누구한테 무슨 말을 어디에서 할 것인가?"를 고민해 보는 것이다. 주로 마케팅을 기획할 때 나침반처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기준인데 캐릭터를 만들 때도 요긴하게 쓸 수 있다.
타메채를 자세히 말하기에 앞서 전체적인 그림을 함께 머릿속에 그려보고 가자.
안경 모델(Glasses Model) by 캡선생
위 그림은 예전에 한 독서모임에서 브랜딩/마케팅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면서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들어본 '안경 모델'이다. (생김새가 안경 같아서 '안경 모델'이라고 이름을 붙여보았다)
브랜딩과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모두 '현재의 나(브랜드)'를 되고 싶은 '미래의 나(브랜드)'로 바꾸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먼저 '현재의 나'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또한 '되고 싶은 나'와 '될 수 있는 나'의 교집합을 찾아 '미래의 나'를 설정해야 한다.
위의 과정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면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를 이어 줄 세 개의 다리, 즉 '타깃(누구한테?)' '메시지(무슨 말을?)' '채널(어디에서?)'을 고민하면 된다.
1. 타깃
"나의 캐릭터를 '누구'에게 어필할까?"를 고민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할뿐더러 그것을 목표로 한다면 엄청난 돈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나의 캐릭터가 어필될 것 같은 명확한 타깃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깃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나이/성별/인종과 같은 인구통계(Demographic) 타깃과 관심사/취미/라이프스타일 같은 심리적(Psychographic) 타깃.
캡선생의 경우 "독서와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은(Psychographic) 20대에서 40대 대한민국 남녀(Demographic)"를 타깃으로 설정했다.
타깃은 이보다 더 세밀하게 설정할 수도 있다. 바로 타깃 페르소나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사진 출처: captainverify.com
예를 들어 나의 타깃 페르소나는 "서울에 사는 29살의 프리랜서 김민정이다. 그녀는 한양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IT 개발 관련 일을 하고 있다. MBTI는 ENFP이며 사교적이며 활동적이다.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아 주말마다 자기 계발 관련 모임 및 강연에 참석하고 있다. 다양한 취미활동과 자기 계발을 하다 보니 한 달에 400만 이상을 지출하는 편이다."와 같이 말이다.
타깃을 명확하게 설정할수록 그들이 어떠한 '메시지'를 좋아할지 그리고 어느'채널'에 모여있을지를 쉽게 유추할 수 있다.
2. 메시지
"나의 캐릭터는 '무슨 말'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무슨 말'이라는 것은 그 캐릭터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한 단어 혹은 한 문장일 수 있다. 예를 들어 Nike를 생각했을 때 대부분 "Just Do It"이라는 메시지를 바로 떠올린다. 이 메시지는 타깃에게 '도전' '역동성' '진보' 등 브랜드가 추구하는 다양한 가치와 이미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브랜드의 핵심 메시지다.
사진 출처: 유튜브 '신사임당'
유튜버 신사임당의 경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메시지에 걸맞은 사람들을 그의 채널에서 인터뷰한다. 본인도 그 누구보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다. 이러한 일관적인 메시지와 콘텐츠로 인해 사람들은 신사임당 하면 바로 그가 전하는 메시지 혹은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고 그것에 끌리는 사람들은 그의 채널을 구독하게 된다.
캡선생이 끊임없이 반복하는 메시지는 "Let's Make Better Mistakes!"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은 실수를 하겠다는 다짐과도 같다. "우리 모두 실수를 통해 더 나은 도전을 하고, 더 나은 도전을 통해 더 나은 실수를 하다 보면 더 즐거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라는 바람을 메시지에 담아 보았다. 메시지에 걸맞게 캡선생이라는 캐릭터는 새로운 것에 끊임없이 도전을 하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타깃들에게 보여준다. 그가 진행하는 모든 모임은 참여자의 실수를 적극 지지한다. 이를 통해 캡선생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캡선생이 전하는 메시지를 '인지'하고 '경험'하게 된다.
3. 채널
"나의 캐릭터를 '어디에서' 알릴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채널 단계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무작정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하는 것이다. 채널마다 어울리는 콘텐츠가 있다. 이를 무시하고 하나의 콘텐츠(메시지)를 만들고 수많은 채널에 살포하는 것은 스팸과 다를 바가 없다. "타깃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어느 채널에 가장 적합한가를 고민해야 스팸이 되지 않는다. 즉 나의 메인 채널을 정해야 한다.
깊이감 있는 텍스트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면 '브런치'. 음성 매체를 활용하고 싶다면 '팟캐스트'. 길이감 있는 영상이라면 '유튜브'. 짧은 영상이라면 '틱톡'. 이미지 혹은 짧은 텍스트 중심이라면 '인스타그램'. 이처럼 나에게 맞는 메인 채널을 설정해야 한다.
캡선생의 경우 메인 채널은 '인스타그램'으로 정했다. 인스타그램에 적합한 아주 짧은 분량의 글과 이미지를 중심으로 타깃에게 어필하였고, 현재는 조금 더 길이감 있는 텍스트로 '브런치'까지 채널을 확장하고 있다.
사진 출처: 인스타그램 '캡선생'
캐릭터를 만드는 데에 있어서 '타메채'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브랜드 컨설팅을 할 때는 이보다 더 체계적이고 디테일한 모델을 활용한다. 하지만 브랜딩/마케팅에 익숙하지 않아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지금까지 말한 '안경모델'과 '타메채'가 꽤나 유용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1부에서 말한 것처럼 에토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인지'되고 '신뢰'를 얻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타메채를 고려하여 나의 캐릭터를 잘 만들었다면 '인지'와 '신뢰'를 얻기 위해 필요한 긴 시간을 다소나마 줄일 수 있다. 마라톤을 한다고 했을 때 남들보다 앞서서 출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