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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oA Jan 29. 2016

곰팡이

고통에 만성이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


그대는 독이며 약

유리병 속 곰팡이를 한입에 털어 넘기고

죽어가는 우리는 하얀 머그잔

누레진 이빨과 파아란 살갗

거울 속 변해버린 제 모습을 마주 볼 수 없을 거예요


불러오는 자기 배를 몸소 이끌고

문을 두들긴 곳은 산부인과 성형외과

내 몸의 멍 자국을 아무도 못 보게

내가 여기 온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고개를 땅에 쳐박고

의사 선생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시커멓게 그을린 발자국을 내려놓고

서둘러 집에 돌아가려는 우리는

피해자 아니 가해자

혐의는 그림자 은닉죄

상습범임을 감안하여 무기징역을 선고한다


곰팡이 핀 쪽방에서 아픈 줄도 모르고

영원히 가난할 것

영원히 죽어갈 것


탕! 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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