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에 흔들리는 기둥을 세울 때
기둥에 서까래를 엮어 처마를 내고
간절함을 가릴 추녀를 달 때
밤을 새우는 다락방서 하늘로 창을 낼 때
다락방으로 가는 계단을 놓을 때
다락방 너머 하늘에 닿는 사다리를 만들 때
소슬바람 끝에 풍경을 달 때
아문 자리서도 울리던
심장을 스치다 멎는 풍경소리
너도 그 소리를 들었을까
그대 속살에
에는 사무침을 박을 때
옹이에 비수처럼 꽂다 튕겨 나와
마지막 미련까지 다쳐서
돌아설 때도
나는 몰랐어 정말
어느새 녹이 슨 산화
여름꽃 지듯 붉어지고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