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경래 Apr 10. 2024

이중섭 거리에서


소를 그린 남자는 정작

소를 키울 줄 몰라 아이들만 키웠다


힘센 황소는

소나기 내리던 날

푸른 초원에 풀어주고

빈 고삐만 잡고 바다로 와


꽃게와 고등어처럼 자맥질하며

들꽃같이 아이들을 키우다


여자는 바다로 떠나고

날것의 속살 같던 아이들도

마저 보내고 슬퍼


바다에서 혼자 살다 죽어     

건너고 또 건너고도     

건너갈 수 없어     

건너만 보는 바람이 되었다.

이전 06화 공중전화 추억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