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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언니 May 05. 2024

10살 강아지 설명서

포메라니안 넌 누구니? 

널 키운 지도 벌써 10년째다. 너의 생일이 지나고 그렇게 10살이 되었다.

늘 어린 강아지일 거 같던 너도 언니만큼 나이를 먹었다. 포메라니안 하면 귀엽고 사랑스러운 성격 때문에

늘 인기가 많은 견종이지만 단면만 보고 입양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오산이다! 

귀여운 외모와 다르게 앙칼지고 헛짖음이 많고 질투가 많다. 한 번은 다른 강아지를 이뻐했더니 아주 난리가 났다. 입질을 하기도 하고 질투를 하는데 그 모습도 언니 입장에서는 귀여웠지만 외동딸로 커서 그런지 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하다. 훈련을 어느 정도 해주지 않으면 제멋대로 강아지로 클 가능성이 있다. 귀엽고 이쁘기만 한 단면적인 모습 말고 키우다 보면 아프기도 하고 케어해주어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에 키우겠다고 하면 사실 말리고 싶다. 강아지를 키워보니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고 때때로 새로운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것이 나에게 좋은 영감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슬픔을 주기도 한다. 

이별이 두려워 키우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너무나 공감을 한다. 

키우다 보니 나이가 먹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어서 그것이 죽음을 연상케 하기에 나에게 슬픔을 주기도 한다. 포메라니안은 2 중모로 털갈이를 하는 아이로 그야말로 털이 날아다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털이 없는 우리의 일상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털이 보이지 않으면 너무 서운할 것 같다.

이중모 아이들은 털 관리도 잘해주어야 하고 미용 시 조심해야 할 부분도 많다. 

클리퍼, 스트레스로 인해 알로페시아라는 탈모 현상을 경험할지도 모른다. 견종마다 키울 때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을 더 공부하고 키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공부는 해도 끝이 없고 수의학 책을 읽어도 수의사가 아니라서 해줄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다. 

지식은 늘어나지만 막상 상황을 직면했을 때 어떻게 대립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키우면서 오만생각을 다 하면서 키우는데 유난도 이런 유난히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이를 키운다면 이 보다 더 하겠지 싶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포메라니안은 슬개골이 유난히 약해 대부분 50%가 슬개골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보면 된다. 조이도 6개월에 슬개골탈구가 있는 걸 알았고 지금껏 추적 중이다. 

강아지를 키우면서 온전히 나의 경험과 나의 선택으로 조이의 삶이 흘러간다는 게 때로는 미안했고 내 선택으로 인해 이 작은 생명이 좌지우지되는 게 무섭기도 했다. 행복과 불안감 늘 이 두 가지가 공존했으나 행복이 더 크기에 지금껏 나의 선택을 믿고 있다. 조이와 첫여름을 함께 보내면서 여름을 견디기 어려워하고 아이스팩을 좋아한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털이 가득한 조이라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집에 에어컨이 고장 나서 어찌할 수 없었을 때 헥헥거리는 눈망울을 볼 때면 널 데리고 카페에 가서 제일 시원한 자리에 앉곤 했다. 

널 위해 노력하는 일은 너무나 쉬었다. 이렇게 해주고 혼자 뿌듯해하는 내 모습이 웃기기도 했다.

 그래서 주위 친구들은 유난을 떠는 보호자로 말하곤 했다. 넌 나의 전부였고 나의 일부였고 내 삶의 한 단면이기도 했다. 조이를 보면 나를 보는 것 같고 그렇게 서로가 물들었으니, 

포메라니안은 이렇게 심장에 해롭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은데 글을 쓰다 보니 장황하게 적게 된 것 같다. 

10살 생일을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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