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의 목표
하다, 읽다, 쓰다.
책을 내고 강의를 하다.
매월 1권의 책을 읽다.
매일 1편의 글을 쓰다.
그리고 한번 써봤다.
1년 후의 그녀에게 보내는 편지를.
"푸른 뱀의 해는 너의 해였다. 세상에 너의 책이 나오고, 강연자로서의 삶을 시작한 걸 축하해! 남편도 아들도 너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구나. 그리고 무엇보다 너와의 약속 3가지를 지켜낸 걸 축하해! 자신과의 약속도 못 지키면서, 아들보고 매일 약속을 지키라는 말 못 하겠댔지? 넌 이제 자격 있는 엄마야. 그리고 끝은 시작이다."
1년 전, 그러니까 2025년 1월에
브런치에 썼던 글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중에서 내가 실제로 이뤄낸 일은 무엇일까.
우연한 기회로 공저에 참여하게 되었고, 개인적으로 계약한 책까지 더해 총 두 권의 책을 냈다.
지난 11월에는 스스로 도서관에 프러포즈를 하며 생애 첫 북콘서트도 열었다.
1년 중 철학에세이를 절반, 경제서를 절반 정도 읽었다.
수필 위주였던 독서의 흐름을 조금은 의식적으로 바꿔본 해였다.
브런치북을 발행해 놓고 완결하지 못한 글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 걸 보면 역시 꾸준히 쓰는 일이 가장 어렵다.
한 해를 돌아보니
작년은 분명 ‘씨를 뿌리는 해’였다.
여기저기 두드리고, 기웃거리고, 가능성을 시험해 보는 시간이었다.
의외의 수확도 있었고 기대 이상의 열매도 있었지만, 그만큼 품이 많이 들었다.
막판에는 꾸준함이 흐트러졌고,
오로지 결과만을 보고 달려온 상태였다.
그 여파였을까.
작년 연말, 그리고 올해 연초 잠시 번아웃을 겪었다.
일련의 일들을 지나며 스스로의 불안도가 꽤 높아졌다는 것도 알게 됐다.
‘내가 원래 이렇게 불안한 사람이었나?’
한번 퍼진 불안은 시도 때도 없이 올라왔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전형적인 예기불안이었다.
이 브런치북과는 결이 달라 차치하겠지만, 그 시간을 통해 나는 나 자신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됐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올해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까지 생각이 닿았다.
작년 내가 집중했던 것은 결과였다.
올해 내가 집중하고 싶은 것은 과정이다.
선택하고, 집중하고, 채우는 과정.
원래는 과정 뒤에 결과가 오는 법인데,
어찌 된 일인지 나는 결과를 먼저 쏟아내고
그제야 과정을 돌아보고 있다.
올해 나의 키워드는 ‘과정’이다.
작년에 결과로 너무 많이 비워냈다면,
이제는 나 자신을 채워야 할 시간이다.
사르트르의 말이 떠오른다.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
직장인, 워킹맘, 작가라는 여러 본질을 더 쌓기보다
그 모든 것을 담아낼 존재라는 그릇을 키우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그래서 올해 내가 선택할 과정은 다음과 같다.
미완결 상태인 브런치북 ○○개의 완결
근력 채우기
(체형의 정렬은 결국 근력, 바르게 버텨낼 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일을 해보기
(매년 해오던 나만의 실험)
경제서 꾸준히 읽기
끝까지 쓰지 않을 글은 시작하지 않기
(모든 미완결 브런치북을 완성할 때까지)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한 것들은 하지 않기
(미리 걱정하기, 어른의 시간으로 아이의 시간을 재단하기)
SNS에 소모되는 ‘카더라 통신’ 읽지 않기
“정신은 낙타처럼 짐을 짊어지고 복종하는 단계에서, 사자처럼 ‘아니오’를 외치며 부정하는 단계를 거쳐, 마침내 어린아이처럼 순진무구한 놀이와 거룩한 긍정으로 새 세계를 시작하는 단계에 이른다.” 는 니체의 말(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을 떠올린다.
낙타란 무거운 짐을 짊어진 채 고통을 견디며 메마른 사막을 건너가는 존재.
사자는 "아니오. 나는 원한다"는 명제 아래 기존의 틀에 저항하고 쟁취하는 존재.
어린아이는“순진무구요 망각이며, 새로운 시작, 놀이, 제 힘으로 돌아가는 바퀴, 최초의 운동이자 거룩한 긍정”의 존재.
낙타, 사자, 어린아이.
나는 과연 무엇이 될 수 있을까.
돌아보면 작년 한 해 동안 나는 회사에서는 낙타였고, 회사 밖에서는 사자였다.
하지만
어린아이의 단계에는 아직 닿지 못했다.
올해는
어린아이의 경지에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다.
내 아이만큼이나
내 안의 아이도
함께 성장해 나가길 바라면서.
물론 이 브런치북도 아직 미완이다.
그러니 다시, 조용히 힘을 내본다.
<매년 1월 쓰는 새해 목표의 글들>
초록뱀인싸녀들(2025.1.)
https://brunch.co.kr/@drishiti/205
새해에 블루리본을 달아봅니다(2024.1.)
https://brunch.co.kr/@drishiti/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