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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년의 강사 되기! 그래서, 돈은 벌 수 있나요?

by 이소요

“그래서, 돈은 벌 수 있나요?”라는 나의 질문에 속 시원한 답을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 바닥은 왜 이렇게 비밀이 많은 건가 했다. 직접 겪어보니 일면 수긍이 갔다. 기관에 따라 다르고, 예산에 따라 다르고, 강사의 학력과 경력 등에 따라 강의료 책정이 달라지기 때문. 게다가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보니 쉬쉬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대신 선배 강사들로부터 암호처럼 전달되는 공통된 조언이 있었다. 3년만 버티면 된다는 것. 어느 분야든 초보티를 벗으려면 대략 3년의 시간이 필요하듯 버티면 봄날이 온다는 뜻이었다. 더 세심히 해독을 해보자면 첫째, 3년 동안은 초보임을 인정하고 실력을 갈고닦으라는 의미였고 둘째, 처음부터 높은 강사료를 기대하지 말라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책을 내면 그 주제에 맞는 강의를 의뢰받는 경우가 생긴다. 10년 전, 여행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일할 때 강연을 다녔다. 당시 받았던 강연비가 나에겐 일종의 기준표! 한데, 강사를 처음 시작하고 한 달 동안 5번의 강의를 다녀왔는데, 10년 전의 1시간 강연비보다 적은 금액을 받았다. HR컨설팅 회사에 낸 수수료를 제외하고 입금된 금액이긴 하나 놀랍기는 했다.


정말 쌩초보로 시작하면, 현실은 이렇더라. 다만 강의 경력이 쌓이고 가진 이력과 경험이 많으면 강의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월 천 강사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그 타이틀에 너무 현혹되어서도 안 된다. 살아보니 공짜는 없지 않던가.




그래서 돈을 벌 수 있냐고 물으신다면? 돈은 벌 수 있다. 안정적이냐고 묻는다면? 프리랜서의 세계에선 ‘불안정성’이 친구라는 걸 잊지 말자. 어느 달엔 통장을 확인하면서 ‘이렇게 많이 벌었다고?’ 놀랄 일이 생기면, 다음 달엔 ‘덜 들어온 거 아니야?’라고 놀랄 일이 생긴다. 1월과 2월의 비수기에는 특히 그렇다.


내 경험과 이력에 날개를 달아줄 자기 계발 비용도 어느 정도 투자해야 한다. 개인의 선택에 따라 치킨 열 마리 값 정도가 될 수도 있고, 중형차 한 대 값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사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계속 생기는 이유는 뭘까? ‘보람’, ‘뿌듯함’, ‘성장’ 같은 작은 기쁨이 예기치 못한 보너스처럼 주어지기 때문 아닐까. 적어도 나는 그렇다. 내 일의 주인이라 행복하다.




한 달에 다이아몬드 10개를 살 수 있을 만큼 돈을 벌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 나는 모이사나이트! 그럼 어떤가, 반짝이는 건 똑같은데.


인생 2막, 돈보다 마음이 빛나는 게 더 좋은 삶이라는 걸 강사를 하면서 배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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