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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적작가 Nov 07. 2024

2-26. 일상이 되어가는 복싱 운동

미친 몸무게라 복싱 시작합니다:2ㆍ

복싱일지:24.11.06. 수

특별했던 복싱 운동이
이젠 일상이 되어간다.



오늘 운동은... 특별할 게 없었다. 언제나 그렇듯 줄넘기 운동, 기본 펀치 연습, 샌드백 연습을 했다. 여전히 어려운 건 어려웠고, 할만한 건 할만했다. 그냥 일상이 되어버렸다. 이거 좋은 건가? 아님 위험한 신호인가?



음, 좋은 걸로 해야겠다. 적어도 위험한 것 같진 않으니깐. 운동 습관을 만들기 위해 힘들게.. 힘들게... 복싱일지까지 쓰면서 버티고 버텼던 날들이다. 이제 바쁘긴 해도 살짝 버겁긴 해도 그냥 하게 된다. 그냥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오전이나 오후에 시간이 되면 주섬주섬 복싱 가방을 챙긴다. 오전에 몸이 뻐근하면 조금 더 여유를 갖고 복싱체육관을 간다. 본격적인 운동을 하기 전에 천천히 스트레칭을 하기 위해서다. 집에서는 잘 안 하니깐 복싱 체육관으로 가는 거다. 늦은 밤에는 생각보다 시간이 여유롭지 않다. 그래도 간다. 갈까 말까 고민하지 않는다. 일이 끝나자마자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역시 가방을 챙겨 그냥 나간다. 생각하는 순간 안 갈 확률 100%.


나의 복싱 가방. 무엇을 원하느냐?


나의 결심은 참 얇아서. 언제나 잘 흔들린다. 그래서 결심 같은 거 안 한다. 그냥 일상이 되게 만든다. 결심은 무겁지만 일상은 가볍다. 그냥 가볍게 가방 들고 복싱 체육관에 가면 되는 거다. 가서 차라리 딴짓을 하는 게 낫다. 줄넘기하다가 물 한 번 먹고. 펀치 연습 하다가 물 한 번 먹고. 샌드백 치다가 거울 한 번 보고. 머리 한 번 다시 묶고. 핸드폰 한 번 보고. 창밖 구경하고. 아주 가볍게 말이다. 역시 무거운 결심보단 가볍게 일상이 되는 게 부담이 없어 좋다.



부담이 없다는 건. 무언가를 내려놓은 거다. 저기 나보다 줄넘기를 잘하는 저 사람. 와 몸 진짜 가볍네. 에고고. 오늘따라 내 발은 왜 이리 무거운 거냐. 민망하게. 줄넘기 줄이 무지하게 걸린다. 처음에는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을 조금 의식했다. 하지만 부담을 버린 순간. 더 이상 의식하지 않는다. 와~ 나도 언젠간 가볍게 뛰겠지. 아니다. 난 저건 못하겠다. 그러다가도 한번 해볼까? 마음이 왔다 갔다 하지만. 이미 무거운 마음은 내려놨기 때문에 상관이 없다. 되면 하는 거고, 안되면 어쩔 수 없고. 다음에 하면 되겠지. 정말 가볍게 생각한다. 아마도 복싱 운동이 진짜로 일상이 되어서 그런 것 같다. 복싱이 일상이 되는 건 위험하지 않다. 오히려 좋은 일이다.


사진도 일상이 되니..  그냥 막 찍네. ;;;


그러니 일상이 되어버려 특별함이 줄어들었다고 서운해하지는 말아야겠다. 그렇다고 특별함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니깐. 멀리 있는 특별함이 아니라 일상 속에 있는 특별함들이 점점 쌓이고 있다. 그러니 고마워해야겠다. 내일은 어떤 일상의 특별함이 있을까? 어떤 가벼운 재미가 있을지 혼자 기대한다. 그래서 내일도 복싱 체육관에 복싱하러 가야겠다.




복싱체육관에 들어가면 이 액자가 있다. 하나 갖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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