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 슬픈 너에게 가을에 쓰다

-여전히 빛나는 너에게

by 다담

가을은 비움의 계절이다.

가을은 차오르는 마지막 정점을 찍고 낙하하는 계절이다.

불타올라 화려하나 무거운 이파리를 적당한 시기에 떨궈내는 나무의 지혜가 부럽다. 마지막 화려한 색감으로 존재를 드러내고선 아낌없이 비운다.

온 사랑으로 가득차 있어서 너로 인해 세상이 돌아가는 듯하고 이 삶의 무대의 주인공 같은 풍만한 사랑을 하다 이별을 맞아 슬퍼하는 너에게 이 계절의 지혜를 보낸다.

불교에서 말하는 '방하착'의 지혜를 보낸다. 마음속에 어떤 생각도 담지 말고 빈 허공의 상태로 다 떨궈내라는 방하착.

가야할 때가 언제인지 아는 이의 뒷모습이 아름답듯이

비워야 할 때는 비워야 새로이 담을 수도 있다.

다 떨궈진 나목으로 혹독한 겨울을 이기고 내년 어김없이 새순을 틔우는 나무를 배우자.


17세 소녀의 몇 달 안된 풋풋한 사랑도, 20살 첫사랑으로 만나 3년간의 열렬한 사랑도, 죽을 것 같아 헤어지고 시작을 망설이다 시작한 늦깍이 두려운 사랑도, 결국 이별하면 다 아프다.

누구의 사랑이 더 깊었그리하여 누구의 이별이 더 아프다고 가늠할 수 있으랴.

격하게 외로워야 삶을 안다고 하나 그 대가가 너무 가혹하다.

어긋난 사랑의 종말은 때론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여차하면 상처를 준다. 방향성을 상실한 원망의 칼은 결국 나에게로 돌아와 나를 자책하고 주눅들게 하며 해친다.


허나 이제 타인의 말과 행동으로 네 가치를 판단하지 말았으면 한다. 이 세상이란 커다란 무대에서 네가 주인공은 아닐지언정 니 삶의 주인공은 너이니까.

니 삶의 중심은 네가 되어야 함을 잊지 말고, 지난 선택은 흘러가게 보내도록 하렴. 아팠던 마음도 비워내렴. 어제까지의 화려함에 부러움을 샀던 삶이라도 떠나간 것은 보내렴.

네 두 눈에 가득한 슬픔은 내 가슴에 가득 담아 저 하늘에 띄워 줄게.

죽어 별이 되듯 네 지난 사랑은 저 하늘 별에게 양보하렴.

다시 시작하기가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단다.

비워낸 후에야 다시 담을 수 있음을 이 가을에 꼭 새겨두길 바란다.

비워진 니 마음이 투명하게 빛나고 있음을 기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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