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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tuco Oct 05. 2020

정말 동경으로

_동경에서

5. 정말 동경으로

chapter.1

마가끼어있던 나는 이사를 원체 많이 다녔기 때문에 이사에 별 무리가 없다 생각했지만, 해외이사는 또 다른 세계였다. 이사비용도 만만치 않아, 당시 나름 미니멀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해외이사를 계기로 그나마 가지고 있던 물건에서도 다시 반이상을 버릴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도쿄에 구한집이 한국에 있는 집의 반 정도 사이즈 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해외이사는 톤 단위로 진행이 되었다.우리가 흔히 보던 수출입용 화물 컨테이너의 개수로 비용을 책정한다. 그래서 컨테이너 반이나 하나 그 이상이 애매하게 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용을 내기 위해 방문했던 해외이사 전문가들은 집을 훑어본 후 국내 이사보다는 꼼꼼하게 양을 체크하고 알려준다. 그리고 비용을 위해 양을 조절하게 되는데 그에 따라 이사 전까지 집에 있던 물건들을 처리하면 된다. 그리하여 또다시 대대적인 집안 정리가 시작이 되었는데, 여러 번의 이사와 미니멀 생활로 한결 가벼워졌다 생각했던 내 생각은 큰 착각이었다. 부피가 큰 가구들은 빈티지나 다른 이유로 수집한 가구 이외에는 버리거나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제작했던 책장과 테이블은 부피도 무게도 만만치 않은 데다 처분도 어려워 서울의 집에 그대로 세팅해 두기로 했다. 계약한 이사센터에서도 그 정도면 별 무리 없다고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이삿날 우리는 또다시 장애물을 만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잔짐이였다. 그중에서도 복병은 책과 문구류.

 십여 년간 일하면서 쌓아온 자료들도 도면들도 전부 짐이 되어 버렸던 것이다. 예상해서 버리긴 했지만 이삿짐을 싸던 날은 정말 충격이었다. 책만 30여 박스가 나왔고 예상했던 박스의 개수를 넘기 시작했던 것이다. 책은 그 자리에서 고르기 힘드니 일단 다 가지고 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원래 가지고 가려고 했던 라운지체어들도 집에 두고 오기로 당일 결정을 했다. 그래서 일본에서 시작된 바닥 생활,,,

 그리고 책은 심지어 막상 일본으로 가지고 와서도 둘곳이 마땅치 않아 큰마음 먹고 책도 자료도 더 버릴 수 밖에 없었다. 이사비용만 들고 어렵게 가지고 왔던 책과 종이는 일본에 와서야 자유를 찾고 나도 정신을 차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제일 처분이 어려웠던 책들도 지금은 많은 부분 정리하여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더 정리하게 된 물건들은, 일본에서 일년 생활하면서 서울과 조금은 다른 계절을 체감하게되고, 그나마 많지 않던 옷들도 계절마다 처분하여 좀 더 심플해졌다. 일본은 서울처럼 엄청난 두꺼운 파카가 필요 없었고(겨울이 그렇게 춥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름은 어마 무시하게 더워서 한국에서 입던 여름옷들로는 감당이 안되었다. 그리하여 무겁거나 애매한 옷들도 더 처분할 수 있었다. 아마 다음 여름에는 일본에서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여름옷을 조금 구입하리라.


그리고, chapte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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