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후손들이 건강한 지구에서 살길
'2050 거주불능지구' 책을 읽었다. 지구 온난화로 오게 될 여러 기후재난을 예고하고 있었다. 살인적인 폭염으로 많은 인구가 사망하고, 많은 국가가 물 부족 위기에 처하게 된다고 한다. 바닷물 순환 시스템이 붕괴되고 공기 또한 마실 수 없는 공기가 된다고 한다. 지금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류가 애쓰고 있는데, 더욱 강하고 빨라진 바이러스와 수많은 박테리아가 나올 것이라고 한다. 결국은 기후 재난으로 인류의 대몰락으로 치닫게 되는 시나리오이다.
2050년이면 내 나이 66세, 노년기에 접어들 나이이다. 나야 늙어 흙으로 돌아가겠지만, 우리 후손들이 걱정이다. 자본주의로 인해 우리 생활이 많이 편리해졌지만, 환경이 많이 오염되어 버렸다. 2018년부터 미세먼지가 자욱해 앞이 보이지 않았다. 맑은 하늘을 보기 힘들었다.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하는 환경이 되었다. 계속되는 폭염에 올해는 홍수, 세계 곳곳의 산불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 재난의 시작이라고 하는데, 우리 후손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지? 어떻게 하면 건강한 지구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책의 저자는 개인을 넘어 정책, 시스템적인 변화를 호소한다. 정말 전 세계적으로 인류가 협력해야 할 때이다.
남편에게 넌지시 말해본다. 기후 변화 때문에 자녀를 안 낳는게 좋겠다고. 그러니 남편이 긍정적인 시나리오를 말하기 시작한다. 이미 신재생 에너지가 개발되고 있고, 지구 온난화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메탄가스를 해결할 기술이 나올 것이라고 한다. 미세 플라스틱을 먹은 해산물을 우리가 지금 먹고 있고, 나노 플라스틱이 공기중에 에어졸 형태로 다니고 있다고 내가 말을 하니, 남편은 플라스틱을 대체할 친환경 플라스틱이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이런, 마누라한테 좀 양보 좀 해 주지, 논쟁에서 절대 지지 않는다.).
[나] "여보, 기술을 맹신하면 안 되요. 과학 기술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너무 많아요. 지구의 온도도 내리지 못하잖아요."
[남편] "너무 걱정 말아요. 분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이 나올 거에요."
흠... 말싸움에서 절대 지지 않는 남편이다. 부정적인 나와는 달리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나] "그래도, 자녀가 태어나서 환경이 좋지 않아 고생하면 어떻게 해요?"
[남편] "누가 알아요? 우리 자녀가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과학자가 될 수도 있어요."
음... 자녀가 인류에 공헌하는 과학자가 되는 것은 멋진 일 같다. 내 자녀 덕분에, 지구 환경이 더 좋아진다면 그건 정말 감사한 일일 것이다. 열린 미래인데, 난 늘 부정적인 시각, 걱정 가득한 마음으로 미래를 바라본 것 같다. 그래, 누가 알아? 우리 자녀가 인류를 위해 좋은 일을 할 수도.
남편과 이야기했다고 해서, 책의 내용이 주는 메세지를 외면하기는 힘들다. 기후 위기는 정말 걱정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나처럼 계속 걱정하고 염세주의자처럼 있는다고 해서 나아질 것은 없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해도 한 그루의 사과 나무를 심는다'는 말처럼, 나는 일상의 소중함에 감사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봐야겠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전기를 좀 더 아껴쓰고 자동차를 타고 갈 수 도 있지만 걸어다니기로 마음 먹는다. 나 한사람의 작은 실천이 뭐, 큰 도움이야 되겠냐만은 그래도 안 하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다. 더 나아가서는 청와대 청원도 할 수 있는 것이고, 관련 환경단체 가입도 고려해볼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자녀는 낳을 것인가? 자녀를 내 맘대로 낳는가? 신이 주셔야 낳지. 결론을 내린다. 미리 겁먹고 자녀를 안 낳기보다는, 조물주의 뜻에 맡기기로 한다.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다. 그렇지만, 내가 생각지도 못한 귀한 선물들을 누리고 있는 것도 인생이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시간, 아름다운 자연, 마실 수 있는 물, 소중한 가족, 이렇게 거저 받은 선물들을 떠올려 본다. 그래, 너무 걱정하지 말자. 그리고, 내가 누리고 있는 아름다운 것들을 우리 후손들에게 잘 물려줄 수 있도록 작은 발걸음을 떼어 보기로 결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