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꽃채운-
매일 아침 일어나서
가사 없는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놓고
잠시 멍하니 앉아있다
잠을 깨우는 의식
시집을 잠시 읽고
마음 닿은 시 한 편을 필사한다
오늘을 살아내기 위한 의식
번뜩이며 시 한 편이
내 머릿속에 찾아올 때
그 말들을 붙잡아 기록해 시를 쓴다
하루의 의미를 더하는 의식
아침마다 반복되는 의식들이 모여
하루를 보낼 힘이 되고
내일 읽을 책이 된다
아침밥은 걸러도
이것만은 거를 수 없는 나만의 의식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 플레이리스트를 틀었습니다. 잠이 아직 덜 깨어 멍한 정신으로 깨닫습니다. 올해는 정말 글을 열심히 썼구나. 매일 아침에 일어나 시나 책의 구절을 필사한 일이 벌써 몇 계절을 넘겼습니다. 올해 초반, 문예지에 등단이 되고 나서도 계속 이어졌던 시 쓰기도 하반기를 맞았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도 어제일 같은데, 벌써 한 달이 넘어갑니다.
당장의 돈이 되지 않는 일이라 쓸데없다고 생각했을 주변 친구들이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저는 저와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올해는 해냈습니다. 꼭 당장 수입이 생기는 일만을 해야 할까요? 나중에는 이것도 저를 대표하는 직업이 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세상에 쓸데없는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와의 약속을 지켜냈다면 더더욱 쓸데없는 일이 아니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