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의 전재산

여덟살의 초콜릿

by 날숭이

"할아버지, 이거 드세요."

손주는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것을 꺼내

석달만에 만난 할아버지의 가슴팍 앞에 내밀었다.

형체를 알아볼 수도 없이 문드러진 것.


한참만에야 할아버지는 그것이 초콜릿이라는 것을 알았다.

다 알면서도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이게 무어냐, 아가."

"학교에서 받았어요."


언제부터 주머니에서 조물락거려졌는지 모를 초콜릿을

할아버지는 달게 받아 입에 넣었다.

어쩐지 코가 시큰해오는 건 초콜릿이 달아서, 였을 것이다.


제 나이에 얻을 수 있는 모든 재산을 내어주는 손주와

노년에 남은 사랑을 아낌없이 쏟아붓는 할아버지는

오늘도 멀리서 서로를 그린다.

날숭55.jpg


keyword
이전 27화그렇게 요령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