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돌파의 힘과 자유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흐르며 서른 살쯤에 마음과 육체,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성숙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처럼 보입니다. 상대적으로 이른 나이인 스물 다섯에 결혼을 하고, 이민을 오며 나라를 바꿔 부모와 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떨어진 나는 마흔이 가까워져서야 마음속 응어리를 깨닫고 치유하며 진정한 독립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누군가의 눈에 비춰지듯 '뭐 그깟일로'라는 나의 약함이나 능력 부족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몸의 독립이 일어난 후, 시간이 지나 차차 마음의 독립이라는 이 과정을 겪어야했음은 오히려 내가 짊어져야 햇던 삶의 무게와 상처의 깊이가 컸음을 증명합니다. 아니면, 자연 법칙에 따른 아주 자연스런 순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난히 고된 어린 시절, 그리고 그로부터 이어진 아픔과 불안 속에서 나는 40년을 살아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내 스스로가 서글펐던 순간도 많았습니다. 더 큰 일을 겪고도 너무 심각하게 고민이라는 웅덩이에 빠지지 않고, 태연하게 잘 만 사는 사람들 많던데, 왜 나만 이렇게 심각해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할까...
하지만 바꿔 생각해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을 돌아보면, 조금은 행운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전세계적으로 정치와 경제가 뒤숭숭하고 생존이 벅찬 이 시대에, 감사하게도 시기를 잘 만나그런 부분들을 먼저 해결한 후, 나는 내면을 탐구하며 깊은 생각과 감정을 풀어낼 수 있는 여유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삶은 어떠한 종류의 힘든 순간 속에서도 한 줌의 기쁨과 행복을 품고 있습니다. 이 매거진에 드러낸 10퍼센트의 감정과 일상들 그리고 드러내지 않았던 90퍼센트의 사건사고를 가만히 보면, 그 것들은 흔히 사람들이 누리는 것과는 다른 나만의 것이었기에 나를 외롭게 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힘으로 치환하여 살아갈 힘을 주었습니다.
내가 가장 떨리던 순간마다 나 자신보다 한 걸음 먼저 불안을 넘어선 사람들은 늘 나를 알아봐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전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질 위로의 말을 건네며, 혹은 말 없이 가만히 내 손을 따스하게 잡아주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그 온기의 기억은 여전히 내 마음속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이제는 내가 과거의 나처럼 불안에 떨고 있는 사람들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손을 따뜻하고 의연하게 잡아줄 수 있을 것입니다. 안타까운사실은, 진심을 다해 상대의 손을 잡아주어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나의 의도가 정반대로 해석될 수 있기에 사실상 남에게 받는 위로는 발신자와 수신자사이 여러 한계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실상, 스스로를 치유하는 가장 근본적인 힘은 나와 당신 우리 스스로만이 우리 스스로를 향해 준비될 수 있는거겠죠?
사랑, 눈물 그리고 자기돌파... 그것의 바탕에는 단 하나의 힘, 용기가 있습니다.
스스로를 직면하는 일은 세상 그 무엇보다도 무겁고 무서울 수 있습니다. 결코 쉽거나 시시한 행위가 아닙니다. 내 맨낯을 남에게 보이는 것이 창피하다 생각하지만, 내가 내 모습을 솔직하게 들여다보는 것은 그보다 더 따갑고, 부끄럽고, 멋쩍고 또 심각하게도 깊이...아픕니다. 큰 어른이라도 어린 시절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일은 위험하고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용기가 필요한 일 입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욱 깊이, 솔직하게 내면의 여행을 떠나시길 권합니다. 몇 달 안에 끝낼 일이 아니며, 학위를 따는 것만큼이나 진지하게 임할 가치가 있습니다. 인생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험이 크기에 보상도 큽니다. 타인의 이해를 기대할 수 없는 고질적인 삶의 과제들을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삶의 자유를 가져다줍니다. 세상에서 나 없을 때 미리 저들끼리 짜 놓은 법과 질서, 가치관, 규범 그런 것들에서 초월하여 나와 상대를 보는 진정한 눈을 성장시킵니다. 각종 정보, 가스라이팅이 범람하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리더쉽의 근본이 되는 Critical mind/thinking의 능력을 이를 통해 비로소 성장, 성숙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그 어떤 세상의 지식과 지혜 따위를 초월하는 힘, 즉 세상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동력을 제공합니다. 저는 이미 이 여정을 통해 그 자유를 경험했고, 이제 당신에게도 동일한 힘이 있음을 믿습니다.
그리고 이제 눈치채셨겠죠? 제가 프롤로그에서 밝힌 '제 아이'는 바로 저의 내면아이, 연약해 보호해주어야 할 어린 시절의 나입니다. 늘 남을 위한 변호사가 되어 나를 설득시키며 살아왔지만, 정작 보호하고 사랑받아야 할 내 마음, 그 시절의 어린아이를 떠올리며 글을 써왔습니다.
이기적이게도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과 정성을 기울이니, 아이러니하게도 주변사람을 오롯히 정중하게 수용하는 너그러운 마음이 생긴다는 걸... 함께 느끼는 사람이 많았으면 합니다. 애써 노력해 이해하고 분석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용기, 슬픔을 받아들일 수 있는 힘, 그리고 마침내 이뤄낼 자기돌파가 당신의 삶 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이웃에게도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일으키길 바랍니다.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그 다음날도, 당신을 위해 따뜻하게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