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상담소 [Ep.12] 세균 vs 바이러스
미생물의 대표적인 예로 세균과 바이러스가 있는데요. 둘 다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세균과 바이러스는 꽤 많은 차이점이 있어요.
첫 번째는 크기입니다. 세균과 바이러스는 크기를 재는 단위가 일단 다른데요. 세균은 ㎛(마이크로미터), 바이러스는 nm(나노미터) 를 사용해서 크기를 잽니다. ㎛는 10-6m, nm는 10-9m로 아주 작은 크기죠. 평균적으로 세균의 크기는 0.2~10㎛이고 바이러스는 10~300nm랍니다. 바이러스가 세균보다 약 100 정도 작은 거죠. 바이러스는 정말 작아 심지어는 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도 있답니다. '크기'는 세균이 승!
두 번째는, 자립성인데요. 세균과 바이러스가 혼자 외딴곳에 뚝 떨어졌을 때, 잘 살아갈 수 있을까요? 세균은 완전한 세포이기 때문에 자립성이 있어요. 독립적으로 대사활동을 할 수 있고, 번식도 혼자 가능하답니다. 그러니 세균은 혼자 잘 살 수 있는 거죠. 그러나 바이러스는 혼자서 잘 살아가지 못해요. 바이러스는 숙주세포 안에서 기생해야 하기 때문에 혼자서는 살아가기 힘든 거죠. 학부 시절, 바이러스학 수업을 들었을 때 교수님께서 바이러스는 숙주 밖에서는 먼지에 불과하다고 말씀하신 게 기억나요. 숙주 안에서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생존하고 번식할 수 있지만, 숙주 밖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답니다. '자립성'도 세균이 승!
세 번째는 위험도예요. 사실 세균, 바이러스 모두 우리에게 위험한데요. 2022 기준으로 위험도를 따지자면 바이러스가 압승일 것 같은데요! 일단 2019년째부터 우리를 마스크 지옥에 빠지게 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지분이 크고요. 올해 특히 바이러스 소식이 많았던 것 같아요.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콕사키 바이러스,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 등 바이러스의 활약(?)이 대단했던 올해네요. 하지만 바이러스의 활약이 도드라졌을 뿐이지 세균 역시 위험한 존재예요. 여름철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 충치를 일으키는 뮤탄스균 등 바이러스 못지않게 세균도 조심해야 한답니다. '위험도'는 바이러스가 승!
마지막은 치료 방법이에요. 세균과 바이러스는 치료 방법이 달라, 승부를 매기기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무승부로 결과를 매겼어요! 세균은 항생제나 백신을 이용해서 치료하고 바이러스는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을 이용해 치료하는데요. 항생제는 세균에 미치는 기작에 따라 종류가 달라요. 세균의 세포벽 합성을 저해하는 기작, 세포막의 투과성을 변화하는 기작, 단백질 합성을 저해하는 기작, DNA나 RNA와 같은 핵산 합성을 저해하는 기작 등 여러 기작이 있고 이에 따라 항생제의 종류가 다른 거죠. 세균의 세포벽 합성을 저해하는 항생제로는 유명한 페니실린 등이 있답니다. '치료'방법은 무승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