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사랑한다 말하기
대체로 평화로운 일상이 지속되고 있다. 가끔 잠을 너무 많이 잔다는 것 빼고는 일상을 어느 정도 회복한 것도 같다. 이 정도면 안정기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입원했을 적 다이어리를 펼쳐보았다. 병과 약과 싸우며 고군분투했던 시기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그날 그날의 증상들, 회진 때 주치의선생님께 질문할 내용, 환우들과 주고받은 편지 등. 내 입원 시절의 모든 기록이 있었다.
힘든 시기였다. 이보다 더 최악일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안 좋은 상황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엔 지나갔고,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평화로운 일상이 선물처럼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인생에 모든 시련이 그러한 것 같다. 당시에는 죽을 만큼 견디기 힘들어도 구덩이에서 벗어나려고 아등바등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땅 위에 올라가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넘어져도 다시, 또 넘어지면 또다시, 일어나서 앞으로 가면 된다. 아무도 응원해주지 않더라도 괜찮다. 나는 나를 응원하니까. 적어도 이 세상에 한 명은 나를 응원하고 있다. 나만이 나를 저버리지 않으면 된다.
다이어리에 적은 글을 공유하며 글을 마친다. 조금은 낯부끄럽지만 그럼에도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지금보다 더 단단한 내가 되기를.
내가 나를 더 사랑해 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