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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편. 삼키기 싫은 알약을 삼켜야 할 때_생각억제

내 마음을 위로하는 방법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자기가 잘못해 놓고 왜 미안하다고 하지 않지?
 왜 오히려 큰 소리를 치지?


회사에서의 기분 나쁜 일로 분을 삭이지 못한 채 집에 들어온 날, 잠드는 순간까지도 이 생각들이 계속됩니다. ‘그때 바로 나도 화를 냈어야 했는데’ 다시 잠을 청하려고 하지만, 불쑥불쑥 낮의 일이 떠올라 잘 수가 없습니다. 결국 잠을 설쳤고, 아침 출근 길, 나를 화나게 한 그 사람의 얼굴을 볼 생각을 하니, 오늘은 정말 회사까지 가기 싫어집니다.


우리는 종종 특정 사건이나 사람을 잊으려고 애를 쓸수록, 그것들이 자꾸만 떠올라 괴로움을 겪는데요.

9편에서는 생각을 멈추려고 할 수록 왜 더 많이 생각나는 것인지, 이를 멈추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괴로운 일은 왜 자꾸 떠오르는 걸까?]


우리는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비오는 날 창문을 닫는 것을 깜빡하고 외출하는 바람에, 빗물이 여기저기 튀어 있다면, 집에 들어와 창문을 닫고, 마른 천으로 빗물을 닦아내는 것 처럼요.  


그러나 마음이 겪는 내적 괴로움의 해결 방법은 “제거” 버튼을 누를수록,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독일의 유명한 심리상담가인 아널드 레처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나쁜 기분과 싸우면 싸울수록 부정적인 감정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한다고 합니다.


이는 사고억제의 역설적 효과 때문인데요, 생각은 아이러니하게도, “이 기분을 없애버려야지” 라고 멈추려고 노력을 할 수록,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생각의 빈도는 잠시 동안 감소할 수 있지만 오히려 더 증가하게 됩니다.


사고 억제의 역설적 효과(Ironic process theory, 역설적 과정이론)는 특정 생각, 욕구를 억누르려하면 할수록 그것이 떠오르기 쉽고 하게 되는 효과이다.


생각억제 실험을 함께 해볼게요.


자, 지금부터 절대로 원숭이를 생각하지 마세요. 그리고 원숭이가 노란색 원피스를 입었다고 절대 생각하지 마세요. 그리고 그 노란색 원피스에 빨간색 장미가 그려졌다고 절대 생각하면 안됩니다.


제 이야기를 들으면서, 원숭이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셨겠지만, 그 단어를 듣는 순간 원숭이가 머릿속에 그려졌을 거예요. 그리고 어쩌면 빨간색 장미가 그려진 노란색 원피스를 입은 원숭이를 떠올리며, 피식 웃으셨을지도 몰라요.


정말 원숭이를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그 단어를 억제하려는 순간 오히려 생각이 더 급증했을 거구요. 이러한 현상을 흰곰효과라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흰곰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할수록 끊임없이 흰곰이 떠오르고 그 생각을 물리칠 수 없는 것을 이야기 합니다.


이것과 동일한 생각의 메커니즘은 감정에도 적용이 됩니다. 우리가 느끼는 특정한 감정을 무시할수록 그 감정은 점점 우리에게 딱 달라붙어 떨어지려고 하질 않죠. 감정은 떼를 쓰는 아이와 같아서 “지금 바쁘니까 이따가 봐줄께” 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으면 결국 바닥에 누워 더 크게 울어버리는 행동을 합니다.


쉬운 예로, 최근에 헤어진 남자친구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래를 듣는데 행복한 가사는 이제는 다시 가지지 못할 추억들이 떠올라서 나를 슬프게 만들고, 슬픈 가사는 모두 내 이야기 같아 노래를 들을수록 더 힘들어집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고통을 피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고통을 더 증폭시키게 되는 거죠.


여러분은 힘든 상황을 잊기 위해 어떻게 하고 있나요?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요즘 왜 힘든지 반복적으로 이야기하여 괴로운 상황을 또 다시 꺼내보거나, 술을 마시면서 잊으려고 노력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보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했을 때 여러분의 힘든 상황이 잊혀졌나요?


[ 내 마음을 위로하는 방법 ]


이런 경우에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첫번째로, 그 생각을 해도 좋아. 생각은 어짜피 나를 해칠 수 없어. 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을 수용합니다.

그 후, 마음속 이미지 고쳐쓰기, 즉 ‘이매저리 리스크립팅’이라는 심상 재각본 작업을 해보는 겁니다.


사례 1) 


심상노출

학교 다닐 때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더 당할까봐 무서워서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그냥 참기만 했다


주도 심상화 [ 심상 재각본 작업 ]

나를 괴롭히던 아이를 막아서서 어린 나를 지키고, 선생님과 부모님께 알린다.


사례 2)


심상노출

동료에게 연애햐려면 살 좀 빼라는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났으나 함께 일하는 사람이라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웃고 넘기기만 했다.


주도 심상화 [ 심상 재각본 작업 ]

그 말에 굉장히 기분이 나쁘다고 표현을 하고,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말을 가려가면서 이야기 하라고 주의를 준다


우리도 한번 마음을 다스리는 작업을 해볼까요?



먼저 눈을 감고, 깊이 호흡을 합니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의 ‘그 상황’을 천천히 머릿속으로 그립니다. 이때, 실제 ‘그 상황’에서는 주눅 들고 마음이 약해져서 스스로를 지켜내지 못했지만 지금 ‘그 상황’ 이라면 내 마음이 다치지 않기 위해 어떻게 말하고 행동할지 구체적으로 그리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그랬을 때 어떤 기분일지 마음으로도 느껴보고, 신체에도 어떤 반응이 생기는지 천천히 살펴봅니다.


그런 후,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힘들고 지친 나에게 어떤 말로 위로해줄지 생각해봅니다. 비록 현실을 바꿀 수 없지만 이렇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정과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나를 위로하는 시간을 가진 후에는 두 번째 방법을 활용해보세요. 바로, 마음이 견디는 힘을 키우는 것인데요.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머리로만 고민을 하지 않고, 운동과 같은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몸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도 있겠죠. 매일 30분 이상 산책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을 알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냥 쇼파에 누워 휴대폰을 만지고 싶어지잖아요. 그럴 때는 해야 할 일을 아주 작은 단위로 쪼개보세요.


30분이 아니라, 10분, 아니 그것도 부담스러우면 잠깐이라도 볕이 좋은 밖으로 나가 벤치에 앉아있는거죠. 집 밖에 잠깐 나갔다 들어오는 것부터 조금씩 실천하다 보면 의욕이 서서히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회사에서 너무 힘든 일이 있었나요?

오래 만난 연인과 헤어졌나요?

노력했던 일이 무산되었나요?


힘든 일이 있다면, 생각을 멈추려고 노력하지 말고, 몸을 천천히 움직여보세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해주세요. 밖에 나가 친구를 만나고, 서점에 가서 책을 읽고, 맛있는 것을 드세요. 몸을 움직여보세요. 조금씩 나를 괴롭히는 생각으로부터 멀어질 거예요.




인생을 다시 사는 사람들_클릭해서 더보기

1편. 화가 날 때 작동하는 작업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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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편. 나는 네가 잘 되면 왜 배가 아플까?_ 비교에서 나오는 부러움과 시기심

3-2편. 나는 네가 잘되면 왜 배가 아플까?_남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고약한 마음_시기심

4-1편.스스로 만든 감옥_나를 초라하게 만드는 열등감

4-2편. 스스로 만든 감옥_열등감에서 자유로워 지는 방법

5-1편.만드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것_"우리"라는 공유영역

5-2편. 만드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것_관계의 심리적 경계

6편.행복과 불행의 한 끗차이

7편. 삐뚤어진 마음의 버튼_왜곡된 생각

8편.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공감의 마음

9편. 삼키기 싫은 알약을 삼켜야 할 때_생각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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