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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NDOC Sep 26. 2020

요가와 균형 잡기

다섯번째 요(가어)린이 이야기


힘이 부족한게 아니다

    아쉬탕가 요가를 시작한 지 어느새 5주차에 접어들었다. 한달이 좀 넘는 시간동안 꾸준히 운동을 하니 몸의 변화가 느껴진다. 고관절은 조금 더 열렸고 근육이 길게 늘어났다-더 유연해졌다-. 자세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근력도 붙었다. 그런데 전혀 다른 영역의 문제가 있었다. 균형감이었다.

    특히 외발서기 자세가 어려웠다. 아직 근육이 다 발달한 것 같지도 않고, 간신히 자세를 잡아도 이내 무너지고 말았다. 무게중심을 외발 바깥쪽으로 두고 애써 잡은 균형을 지키려고 노력하면 최대 일곱 호흡 까지는 버틸 수 있었다. 힘들다는 느낌에 집중하거나 다른 생각을 하면 몸이 무너졌다. 외발로 무너진 자세를 복구하려고 하면 발 위치가 계속 바뀌는데, 횡축 이동이 거의 없는 아쉬탕가 마이솔 수련장에서 그런 움직임은 상당히 눈에 띈다. 다들 자기 수련 하느라 바쁘지만 민망한 건 민망한거다.

출처 : Unspalsh, ⓒWesley Tingey 
내구성이 좋아졌다

    한 달 조금 넘은 시점에선 이런 말을 하기엔 이른 감이 있는 것 같다. 운동을 하기 전보다 예전보다 내구성이 더 좋아진 것 같다. 아쉬탕가를 비롯한 모든 요가가 스트레칭 위주 운동이라 그런지 어깨가 덜 뭉친다-여전히 뭉치긴 뭉친다-.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학생에겐 참 좋은 변화다.

    올바른 자세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기준점도 생겼다. 아쉬탕가 요가 동작을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특정 동작을 할 때 어디엔 힘을 빼고 어디엔 힘을 줘야 자세가 안정적인지 스스로 알게된다. 앉아 있을 때 척추에 부담이 덜 가게 하기 위해서 엉덩이, 복근, 머리, 시선, 가슴의 위치를 조절한다. 아직 습관이 되진 않아서 어색하고 불편하다. 하지만 시원하다.

    자세가 좋아지고 몸이 더 말랑말랑 해지긴 했지만 운동을 하지 않는 시간이 하는 시간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있는 대부분의 시간은 구부정하게 있다. 그래서 한 시간 정도 책을 보면 목과 어깨 근육이 긴장된다. 다행인 점은 이전보다 덜 아프다. 귀찮아도 요가를 꾸준히 해야 하는 이유다.


꾸준함


    4주차 칼럼의 제목이 '꾸준함이 열정을 이긴다'였다. 열정 가득하게 시작했다가 절반도 못가보고 사그라든 일들이 얼마나 많았나! 특히 나는 그랬다. 의욕이 넘쳐 이것저것 다 건드렸다가 수습이 안되서 힘들어했다. 운동도 혼자 하는 종목은 길어야 3달이었다.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그냥 누워서 빈둥거렸다. 휴식도 필요하지만 내 경우엔 지나쳤다. 그건 게으름이었다.

    오버 트레이닝과 휴식, 휴식과 게으름, 하루에 해야 할 다양한 일들을 균형있게 처리하려면 열정을 잘 분배해야한다. 오늘 전력으로 달리면 내일은 걷거나 멈춘다. 꾸준함이 더 멀리 간다. 다양한 일을 장기간 지속해야 할 때, 계획들 간의 균형이 필요하다. 꾸준히 하다보면 처음 생각했던 것이, 어느샌가 손에 쥐어져 있을 것이다.

출처 : Unsplash, ⓒThomas Haas | 천 리 길도 한 걸음 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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