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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이라는 감정

by 오성진

“매일매일이 기쁜 일로 가득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이 우리들이 아닐까요? 기쁨에 대한 기대로 살아가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기쁜 일로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무엇이 어떻게 되었을 때 기뻐지는가를 알지 못한다면, 기쁜 일이 와도 깨닫지 못하고 놓쳐 버릴 것입니다.

그리고, 기쁨이 아닌 것을 기쁨으로 잘못 생각하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기쁨이 무엇인지를 잘 이해하는 것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일입니다..


기쁨의 예들


기쁨이란 무엇일까요? 어떤 상태를 기쁜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일까요?

아마도 마음에 드는 상태가 되면 그것으로 기쁘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 아닐까요?


아이가 태어났을 때, 엄마와 아빠는, 포대기에 감싸여서 간호사의 두 팔에 안겨 있는 애기를 바라봅니다. 가슴속에는 신비스러운 마음이 가득하면서 얼굴에는 화사한 웃음이 가득합니다. 애기의 눈은 감겨 있지만 가끔 오물거리는 입을 바라보면서 기쁨이 솟아납니다. 출산을 하면서 고통스러웠던 그 순간이 이 기쁨을 가지기 위해서 필요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기쁨의 신비로움을 생각합니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를 양육해 가면서 엄마는 힘든 마음과 기쁜 마음이 교차하는 세월을 보냅니다. 그리고 독립할 때가 되면 성장한 아들 딸이 자기가 선택한 사람과 함께 떠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기쁨과 아쉬움이 합쳐진 눈물을 주체하기 힘들게 됩니다.

그렇게 흘리는 눈물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함께 어머니의 마음에 공감하면서 기쁨을 느낍니다.


아침 해가 솟아오를 때 가슴에 차오르는 차분한 마음. 석양을 바라보며 가슴에 차오르는 감사의 마음. 오늘도 내가 충실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솟아납니다. 신앙적으로 보면, 나를 지켜 주신 분에 대한 마음이 가득해지는 것이죠. 밀레의 저녁종의 그림을 보면서 경건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이 솟아나는 것도 하루의 일과가 무난히 진행이 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감사 때문이죠. 창조주에 대한 감사.

때로는, 어떤 환경은 전혀 기쁨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그 속에서 기쁨으로 마음을 떨고 있는 사람들을 봅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해방이 되었을 때, 수용소 벽에 써져 있던 기쁨과 감사의 글들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전신적으로 장애를 입었으면서도 그 장애를 통해서 참 기쁨을 느끼면서 매일매일을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기쁨이라는 감정은 고통이라는 감정과 함께 있다고 심리학자들이 이야기하는 말에 귀가 솔깃해집니다. 생각해 보니 기쁨을 느꼈을 때는 대부분의 경우가 고통스러운 일의 후에 오는 감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물론, 기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통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2002 월드컵 때, 전 국민은 기쁨 속에서 한 달을 살았습니다. 선수들은 고된 훈련을 하면서 승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느라고 고통이 있었겠지만, 국민 개개인은 그런 고통을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기쁨으로 가득했습니다.


기쁨이라는 감정은 참 묘합니다. 이것은 슬롯머신에 777이라는 숫자가 배열되면서 쏟아져 나오는 동전을 바라볼 때의 마음과는 전혀 다릅니다. 또는, 친구들과 술잔을 나누면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때 느껴지는 마음과도 다릅니다. 로또 복권 추첨일에 마지막 숫자가 맞아떨어져서 기절할 것 같은 마음과도 다릅니다.


생리학적 관점에서의 기쁨


생리학적으로 기쁨의 감정에는 부교감신경이 작용을 합니다.

부교감신경이 작용을 하면, 호흡도 차분하고, 혈압도 차분해집니다. 그러므로 보통 생각하는 감정은 아닌 것이죠.

격한 감정, 뛰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면, 교감신경이 작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교감신경이 작용하면 에피네프린이 분비가 되면서 혈압이 오르고 맥박이 빨라집니다. 호흡도 격해집니다. 감격하는 경우에 이런 반응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들은 브런치라는 공간을 통해서 많은 위로를 받고 기쁨을 누리면서 새로운 희망을 늘 가슴에 채우고 있습니다. 그 기쁨은 가슴을 설레게 하지만, 맥박이 빨라지거나 혈압이 오르지는 않습니다. 마치 돌아온 탕자와 같은 마음으로 아무런 기대도 없이 들어왔지만, 그런 나를 반겨주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는 기쁨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런 다양한 기쁨이라는 감정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첫 번째로는 긍정적인 감정이라는 점입니다. 삶에 힘을 주는 감정입니다.

그리고, 위로를 받는 감정입니다. 내 힘이 아닌 누군가의 도움으로 지금의 마음이 되었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입니다.

또한, 세상은 살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감정입니다.


기쁘다는 것과 즐겁다는 것은 전혀 다른 감정입니다.
즐거움을 쫒아 다니면 기쁨은 멀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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