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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트 Oct 13. 2021

에필로그

고백을 마친 뒤

흐음... 

긴 시간임은 분명한데 50년의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간 듯 기억들이 한정적이다. 과거 속에서 나를 기억해내고 그 추억을 다시 읽어가다 보니, 평소 스스로에 대한 나름의 확신을 고집하던 내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를 재차 확인하는 시간이 되어 괜스레 마음 소리가 짠하게 들린다.

나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왔는지 조금은 더 자세하게 보이기 시작하고, 앞으로의 삶에 덧셈과 뺄셈을 좀 더 면밀하게 하여 낭비하는 시간이 없도록 하려 한다. 얼마만큼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미래의 나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길 희망하며 오늘도 다짐한다. 먼지처럼 가볍게 살겠다라고!


    고생하셨습니다. 미흡하고 크게 재미와 감동이 있지도 않은  나의 고백을 읽어주시느라...


   "사람들은 왜 자기를 고백할까?" "위로받기 위해, 이해받기 위해 자신을 보여주는 사람들" 어느 드라마의 주인공이 이런 대사를 합니다. 뭉클하게 가슴을 울립니다. 백세시대 인생 반 정도 살았으니, 스스로를 돌아보는 마음이었습니다. 글쓰기의 시작은 보통 자신의 이야기부터 쓴다는, 딱 그것이었습니다. 기억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한 글이 어느새 누군가가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나도 위로받고 싶고, 이해받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을 수 있어야 하는 대범함보다 하나를 얻기에도 벅찼던 지난 삶이지만,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조금은 더 약은 사람이 되어 두 가지를 조금씩 갖는 방법은 어떨까 하고 잠시 생각해봅니다.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 애쓰는 젊은 그대들에게 아주 조금 더 산 자가 감히, "세상의 주인공은 그대입니다. 그대를 절대 포기하지 말라"라고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각자의 삶이 있고 그 삶의 가치관과 신념이 타인과 다르다고 헛된 것이 아닙니다. 충분히 노력했고, 힘들었지만 잘 견뎌냈기에 후회하지 않는 삶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20대가 돼서야 부모로부터 오롯이 나 자신을 위한 선택의 독립을 할 수 있고, 그때부터 나의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오십이 되기까지 삼십여 년을 살아내기란 결코 녹록지는 않지만, 포기하지 않았기에 적당히 감당할 만큼의 호사를 누립니다. 어쩌면 다시 삼십여 년을 더 견디며 살아내야겠지만 지난 청춘보다 더 잘 살아낼것입니다. 욕망과 욕심은 과감히 덜어내고 달달한 초코렡 같은 웃음과 반짝이는 토핑을 골고루 뿌려 아름답게 늙어가고 싶습니다.


"이만큼 살아보니
 인생은
 힘들게 살아내는 것이고
 힘듦조차 희망이 되는 것이니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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