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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사공사칠 Feb 14. 2022

막막함 극복하기

태권도 하듯 음악 만들기


컴퓨터 앞에 앉아 빈 화면을 바라보며 좋은지 안 좋은지도 모르는 음악을 만들다 보면 막막함이 찾아 온다. 데드라인이 있는 일을 하면 마감 시간의 압박 때문에 막막하고, 데드라인이 없으면 내일은 뭐할지 몰라 막막하다. 이러다 굶어 죽는 것은 아닌지 상상하며 막막하기도 하다.


그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 있다면 그 곳은 태권도장에서의 순간들이다. 취미로 태권도를 하며 알게 된 사실은, 태권도를 잘하기 위해선 집중의 시간을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련자들은 시간을 정해두고 동작에 몰입한다. 그 후엔 적절한 휴식을 취해 회복하고, 다시 몰입한다. 적어도 샌드백을 치거나 대련을 할 땐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생각할 겨를은 없다. 그저 눈 앞의 대상에 집중할 뿐이다.


그들을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어느 시점부터 나는 타이머를 끼고 산다. 요즘처럼 막막한 시국에는 시간 재기에 더욱 엄격해졌다. 30분 작곡하고 5분 쉬고를 네 번 반복한 뒤 길게 15분 쉰다. 다시 똑같은 루틴을 반복한다. 질릴 때까지 반복한다.


30분의 시간은 너무나도 고요해서, 걱정이나 두려움 따위는 들어올 틈이 없다. 외부로부터의 잡음이 사그라들면서 눈 앞의 소리와 마주할 수 있다. 겨루기를 할 때처럼 나와 대상, 둘 밖에 없다. 물론 이 시간을 빠져나온 후에 숨었던 고민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나 이전보다 성장한 힘을 경험하며 막막함을 똑바로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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