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에서 다시 본 인재 리더십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한다. 그중에서 매우 힘든 부분은 역시 사람과 관련하여 시시각각 변하는 나의 마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의명분을 앞세워 큰 뜻을 이루기 위해서 나라를 세우고 발전시키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회사를 창업하고 운영하는 것도 여간 힘든 여정이 아닐 수 없다.
대부분의 창업가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나로 인해 회사에 피해가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스스로를 담금질하고 훈련을 시킨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부분이 사람과 관련한 것이다. 회사가 가고자 하는 일을 더 명확히 하고 더 멀리 보고 더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훌륭한 지성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자주 만나고 접촉해야 할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 전략가인 찰리 존스 Charle Jones는
"훌륭한 사람을 만나지 않고 좋은 책을 읽지 않는다면, 당신은 5년 후에도 지금 그 모습 그대로일 것이다."
라고 말한다. 나의 가치관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수용하면서 자칫 한쪽으로 기우는 내 인식을 바로 잡을 수 있고, 보지 못한 것을 제대로 볼 수 있어서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제대로 잡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이유로 사람과의 관계는 나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회사를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CEO는 직원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상처를 받기도 한다. 직원들이 회사에 느끼는 불만보다는 서로 믿지 못하는 불신이 상처가 더 깊고 아프게 다가온다. 어떤 결과도 원인이 있기 마련인데, CEO는 다수의 직원들의 생각과 행동에 그 원인을 알기가 참 어렵다. 미리 그 원인을 알 수만 있다면 함께 고민할 수도 있고, 그들의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도 있는데, 그 원인을 알기 전에 관계가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 CEO도 함께 일하는 동료도 서로를 바라보며 보완하며 함께 발전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분명히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직원이 퇴사를 한다거나, 조직 생활에서 큰 불만이 있을 때, 마음이 무겁고 힘들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회사와 CEO가 보여주는 비전에 명확하다면 일부 해소를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무력감과 죄책감이 밀려올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겉으로 표현할 수도 없는 부분이다. 남은 직원들과 새롭게 입사하는 직원들. 그리고 회사 그 자체를 흔들림 없이 성장시키고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고, 가끔 다시 읽는 위, 오, 촉의 세 나라의 삼국지에서 나는 세 명의 CEO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한다. 특히 주변 인재와 관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한다.
먼저 가장 강력한 조조의 '위'는 인재 등용에 있어서는 무서울 정도로 집착을 하는 편이었다. 사마의라는 당대 최고의 군략가를 자신의 신하로 받아들이는(강압적으로) 과정 등에서 알 수 있듯이 회유(성공시키지는 못했지만 관우가 대표적)와 협박을 통해서라도 능력 있는 인재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던 인물이다. 사람에 있어서도 한마디로 카리스마와 냉철함이다. 특히 '사마의'는 당대 최고의 군략가인 '제갈량'과 자웅을 가누는 천재적인 책사이기도 하다. 조조의 후예는 아니더라도 조조가 등용한 인재 '사마의'의 후예가 삼국을 통일하게 되니, 조조가 인재를 보고 판단하는 식견은 탁월했고 '사마의'를 통해서 그의 능력과 위나라의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에게 조조만큼이나 잘 알려진 유비의 '촉' 나라에서도 인재와 관련하여 생각해 볼 부분이 많다. 유비는 당대 최고의 장수 관우와 장비뿐만 아니라 훌륭한 장수(조자룡 등), 점령한 지역의 백성들도 그를 자연스럽게 따르게 만들었다. 아마도 유비에게는 누군가를 당기는 어떤 매력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 유명한 제갈량을 섭외하기 위한 '삼고초려'도 제갈량이 유비에게 끌림이 없었다면 지금은 없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유비는 내적 존경과 끌림에 의해 훌륭한 인재를 확보하게 되지만 그들로 인해서 나라의 국운이 기우는 아이러니한 일을 당하게 된다.(오나라에 의해 관우가 죽임을 당하자 주변의 얘기를 듣지 않고 무리한 복수심에 이성을 잃은 전투를 결정하고 패하게 된다.) 이런 부분에서는 제갈량이 '촉'나라가 망하기까지 분골쇄신하지만 CEO로서의 유비의 인재 활용에는 성공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오'나라 손권이 있다. 조조나 유비가 오너 CEO라면 손권은 2세 CEO인 셈이다.(오나라의 초대 황제이기는 하나 이전 오나라는 손견, 손책이 길을 미리 열었기에) 손권은 인재등용부터 인재 시스템을 만드는 부분 등에서 현대 CEO의 방법과 유사하다. 권한 이임을 중요시하며, 그 실천을 충실히 행한다.(적벽대전에서의 주유에 전권부여 등) 조조와 유비의 인재에 비해서 다소 알려지지 않았지만 손권에게도 주유, 노숙, 능통, 여몽, 제갈근 등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있었다. 조조 같은 카리스마가 있거나 인재들에게 높은 지지를 받는 유비 같은 부분이 없었지만 명확한 공과 사를 구분하여 자신의 약점을 보완했다. 노쇠한 손권의 모습은 안타깝지만(시기와 질투 등에 따른 총명함을 잃음) 그럼에도 훌륭한 인재 시스템을 가동한 CEO였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주로 듣고 알고 있는 삼국지는 고사 삼국지가 아닌 소설 '삼국지연의'를 기반으로 한 것이 많다. 그 내용들을 기반으로 CEO는 조조의 카리스마와 유비의 포용심 그리고 손권의 공사 구분의 장점을 배워야 한다. 또한 조조의 자기중심적인 비정함. 유비의 정에 끌린 판단 미스, 손권의 결정의 우유부단함을 단점을 주의해야 할 것이다.
나는 중소기업 CEO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서로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는 자세를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한다. 그 발전의 상생 관계가 유지된다면 회사는 덤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