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寧邊에 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바드득 이를 갈고
죽어 볼까요
창가에 아롱아롱
달이 비친다
눈물은 새우잠의
팔굽베개요
봄꿩은 잠이 없어
밤에 와 운다
두동달이베개는
어디 갔는고
언제는 둘이 자던
베갯머리에
‘죽자 사자’ 언약도
하여보았지
봄뫼의 멧기슭에
우는 접동도
내 사랑 내 사랑
좋이 울것다
두동달이베개는
어디 갔는고
창가에 아롱아롱
달이 비친다
*
멧기슭 | 산비탈의 아래쪽
봄뫼 | 봄철의 산
두동달이베개 | 신혼부부가 함께 베는 기다란 베개
위의 세 시 중 ‘진달래꽃’과 ‘원앙침’은 우리 전통 민요가락의 하나인 전형적인 7/5조를 보이고 있다. 또한 ‘먼 후일’은 3/3/4조를 사용했다. 이러한 음률은 우리 전통가락에 많이 녹아 있으며, 읽기만 해도 절로 흥이 어리기도 한다.
영변의 약산은 약산동대(藥山東臺)를 가리키며, 평안도와 황해도를 함께 이르는 서관(西關)의 명승지로 유명하다. 높이는 429m. 이 약산은 예로부터 많은 전설과 민요의 고장이 되어 있다. 봄이 되면 온 산이 진달래 꽃밭이 되어 그야말로 천자만홍(千紫萬紅)이 된다.
약산동대의 서쪽으로는 비스듬히 넓디넓은 벌판이 이어지고, 그 아래로는 구룡강(九龍江)이 굽이굽이 흐른다. 전설에 의하면 옛날 어떤 고을의 수령이 아끼는 어여쁜 외동딸이 이곳에 나들이 나왔다가 그만 강 절벽에서 떨어져 죽자, 그 이후 이 소녀의 넋이 진달래가 되어 벌판을 덮게 되었다고 한다. 약산동대는 관서지역 팔경에 속하며, 예로부터 많은 사람이 찾는 명승지이다. 이곳에서는 많은 약초가 자라고 약수(藥水)가 난다 한다.
약산팔경은 강계의 인풍루(仁風樓), 만포의 세검정(洗劍亭), 선천의 동림폭(東林瀑), 성천의 강선루(降仙樓), 안주의 백상루(百祥樓), 영변의 약산동대(藥山東臺)의주의 통군정(統軍亭), 평양의 연광정(練光亭)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