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평균 1만 보를 걷습니다. 집에서 KTX역까지 걷고, 서울역이나 용산역에서 내려 전철을 갈아타고, 버스를 타고, 기자실 건물까지 걸어 출근합니다. 퇴근길은 역순입니다. 저녁을 먹고 산책을 하고 오면 1만 6천~1만 7천 보까지 걷습니다.
걸으면 좋은 것이 첫째 운동입니다. 성인 기준으로 1만 보는 7~8km 거리입니다. 두 시간을 걷는 셈입니다. 하루에 2시간씩 운동을 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집마다 한 대씩 있다는 자동차를 타고 출퇴근하면 하루에 1천 보는 걸을까요?
휴대폰에 걷기 앱을 설치하면, 쌓이는 포인트에 쏠쏠한 재미가 있습니다. 포인트가 많이 쌓이면 편의점에서 간식을 살 수 있고, 카페에서 커피도 공짜로 마실 수 있는 쿠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 같은 ‘뚜벅이 족’에게는 안성맞춤 앱입니다.
걸으면 좋은 두 번째 장점은 사색에 있습니다. 핸들을 잡고 운전을 하거나,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때와는 달리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거든요.
오늘 쓸 기사는 어떻게 풀어갈 것이고, 내일은 어떤 기사를 쓸 것인가부터, 요즘 고민거리를 어떻게 하면 슬기롭고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을까 등등.
저 같은 경우는 사색을 통해 곧잘 해법을 얻는 편입니다. 100%는 아니어도 ‘아, 그렇게 하면 되겠구나’하는 ‘감’이 옵니다. 그것만 해도 어딥니까. 깊은 생각에 빠지면, 좌뇌든 우뇌든 계속 문제의 해답을 얻으려고 집중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주려고 노력합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더 걸었네요. 다만 문제는 나쁜 '미세먼지'
걷다 보면 운동도 되고, 사색을 통한 고민도 덜고, 그러다 보면 기분전환까지 됩니다.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과 나무,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과 그 속에서 노니는 물고기, 맑은 하늘과 구름, 그 사이를 지나는 한 무리의 새들, 신호를 기다리는 차들,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
그런데 말입니다. 요즘 보면 휴대폰을 보면서 걷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자세는 구부러지고, 생각은 부지런히 안드로메다로 '압송'되고 있습니다. 기분전환은 될는지 모르겠으나, 걸을 땐 ‘걸음’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거나, 길 말뚝에 부딪히거나, 계단에서 발을 헛디딜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혼자 다치면 그래도 낫습니다.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과 부딪칠 수도 있고, 자전거나 오토바이, 자동차와 충돌하면 큰 사고를 당할 수 있으니까요. 걸을 땐 오로지 걷기에만 충실하세요. 걷다 보면 비로소 보이는 건 다름 아닌 '바로 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