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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권 Oct 30. 2021

내가 싫어하는 걸 긍정하라는 건 망각의 산물

왜 사람들은 강요할까. 성공해야 해, 좋은 학교 가야 해, 맨 앞줄에 서야 하고 뒤로 처지면 안 돼, 시험에 합격해야 해 라고 확성기로 귀에 대고 말하는 것 같다. 해야만 하는 것은 맞지만 나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어떤 기준에서 부모님이나 사회에서 나에게 거는 기대치가 정말 나를 위한 요구라고 볼 수 있을까.


나 역시도 많은 강요가 있었다. 그것이 때로는 무언의 요구였고, 때로는 의무처럼 받아들여야만 했다. 과격한 운동선수 출신이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다소 진중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다른 말로는 내성적인 성격이기도 하고 말도 그렇게 많지가 않다. 가능하면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중심을 잡고 버티기도 한다. 그런 모습이 너무 딱딱해 보이기도 한다.


Photo by@paris_shin


사람들은 그래서 얼굴 좀 펴 라고 조언해준다. 말이 조언이지만 달리 보면 성격의 문제점을 고쳐야 한다는 강요로 보인다. 순전히 나를 위한 한 마디가 될 수도 있지만, 어쩌면 그 사람이 나에 대한 불만족을 토로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나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사용한 것이다.


내가 싫어하는 걸 긍정하라는 건 망각의 산물이다. 그래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결과는 좋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열 마디 해서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것보다, 한 마디를 하면서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개가 참 마음에 든다. 타인이 나의 진중한 모습에서 느끼는 안정감이 때로는 신뢰를 형성하는 기회의 문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열 사람을 만족시키기보다는 한 사람을 만족시키는 삶도 그리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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