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을 살고 있는 걸까

일요일 3시부터 시작되는 월요일

by Dean

주말동안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산책도 하고, 차도 마시고, 책도 읽고 잠도 잔다.

그렇게 시간을 나를 위해 사용한다.


그러다 일요일 오후 3시가 넘어가면 슬슬 출근의 압박이 밀려온다.

그때부턴 출근하는 내일을 위한 관리를 시작한다.


술 약속도 잡지 않고, 운동도 하지 않는다.

내일 나를 피곤하게 할 것 같은 일들을 최대한 피한다.


대신 가만히 앉아 OTT를 보거나 책을 본다.

어째서인지 가만히 쉬어야 내일이 안 피곤 할 것 같다.


이게 일반적인 나의 주말 일상이다.




그러다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가끔 사이드로 하고 있는 디제잉을 가는 날이 있다.

금요일 밤 혹은 토요일 밤에 주로 잡혀 있다.

그런데 주말은 확실히 평일과 다르다.


토요일 밤, 디제잉 끝나고 집에 와서 씻고 누우면 새벽 4시쯤이다.

새벽 늦게 잠이 들었는데도 일요일 오전 11시쯤이면 눈이 떠진다.

딱 정확히 7시간 수면을 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일요일은 하루가 엄청 개운하다.

어제도 열심히 살은 뿌듯함과 일요일이라는 따뜻함이 같이 온다.

기분 좋게 하루가 시작된다.


하지만 다음날은 바로 달라진다.

일요일 밤에는 12시에 잠들어 월요일 아침 7시에 일어났다.

똑같이 7시간 수면을 했다.

그런데, 월요일 아침이 훨씬 피곤하고, 일어나기가 어렵다.


같은 7시간인데, 왜 월요일만 이렇게 다를까.




사실 이 월요병은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는 내용이다.

월요병은 '사회적 시차 (Social Jet Lag)'라는 개념으로 설명된다.

주중에는 회사가 요구하는 시간에 맞춰 살고,

주말에는 내 몸이 원하는 시간대로 살다가

다시 월요일에 급격히 시간대가 바뀌면서 생체리듬이 어긋나는 것이다.


'몇 시간을 잤느냐'보다 '언제 자고 언제 일어났느냐'가 중요하다.

즉, 수면 타이밍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그러고 보면, 나는 일요일을 쉬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월요일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다.

피곤하지 않기 위해 움직임을 줄이고 내일을 위해 오늘을 조심히 쓰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월요일이 되면 그런 내 노력과는 별개로

월요병과 피곤함을 느끼다 보니

점점 일요일에 월요일에 대한 준비를 했던 것 같다.




결국 내 몸의 시차 때문이란 것을 알아차린 이후로는

주말을 규칙적으로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월요일이 힘든 이유는 내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내 체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마치 해외여행을 간 것처럼

내 신체의 시차 때문이기에, 주말도 평일처럼 살려고 한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기만 해도 성공이다.

졸리면, 낮잠을 자면 된다.


그렇게 바꾸니 더 이상 월요일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일요일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일찍 일어나 주말 아침을 맞이하는 것도 꽤나 상쾌한 일이고,

기분 좋은 주말을 맞이하는 방법 중 하나란 것도 알게 되었다.


일요일 오후 3시,

우리는 오늘을 살고 있는 걸까? 다시 한번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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