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의 결심!
얼마 전 대학동기 10명이 모였다.
술잔이 어느 정도 돌고 나자
자연스럽게 남자 나이 쉰다섯이면
고개를 숙인다는 남자의 ‘은밀한 비밀’에 대한
얘기로 화두가 옮겨졌다.
누군 몸에 좋은 흑염소를 먹는다 하고,
누군 역시 홍삼이 최고다,
누군, 아니다 ‘벌떡 장어’라고,
강화도에 기가 맥힌 곳이 있다더라 하고...
그런데 그쪽 방면으로는 도가 터서
나름 전문가라는 다른 친구왈,
다 필요 없고 비뇨기과에 가서 비*** 약을
의사한테 처방받는 게 최고라고 했다.
그러자, 구석에서 가만히 빙긋 웃고 있던
한 친구가 한심한 듯 우릴 보더니
“야.. 쓸데없이 약을 왜 먹냐?
내 허벅지 한번 만져 봐!
나, 10년 넘게 자전거 타잖아”.. 한다.
마침 바로 옆자리에 있던 내가
한번 만져보니,,,
띠옹~~~~
과연 마동석이 바로 형님!! 하고,
고개 숙일 굵기와 단단함이었다.
난 무슨 지리산 속
수령이 수 백 년은 된 아름드리나무의
단단한 몸통을 더듬는 기분이었다.
쳇... 그래,, 니*(?) 굵다!.. 뭐...
작년까지 평창동에 2년 정도 나 혼자 살 때는
파주에 사는 친한 친구가 내가 사는 돌싱남의 집에
자주 놀러 왔는데,
녀석은 우리 집에 오면
늘 반바지를 입고 허벅지 자랑을 해댔었다
“야, 이안 작가야 너는 그게 허벅지냐?
너는 어째 허벅지가 내 팔뚝보다 얇냐?
남자 허벅지가 이 정도는 돼야지!”
그러면서,
”남자는 힘!
남자의 힘은 허벅지!”를 복창하곤 했었다.
허벅지가 얇아 슬픈 짐승,
얇은 허벅지의 이안은,
‘나도 기어코 한 번은!
특히 밤에(?) 힘이 세다는 친구들이
말하는 남자의 힘! 이란 걸
평생 한 번이라도 느껴보고야 말 테닷~!’라는 결심에,
올여름부터 동네 유치원생 놀이터에서
낮에 1분 30초, 밤에 1분 30초,
자그마치 하루에 2번이나,
하루 토탈 3분에 걸쳐 운동을 했었다.
그러자 내게도 평생 없던 자신감이란 게 좀 생겼었다.
*참고로, 이안이 하는 운동은
전국 공공 운동시설에는 흔히 있는
<공중그네> 혹은 <구름다리>라고 불리는
다리를 앞뒤로 교차하는 운동기구를 타는 거임.
하지만,
계절이 다시 가을로 접어들고
기온이 내려가자 밖에 나가는 게 귀찮아져서
며칠 전부터 운동은 접고 방콕만 하고 있다.
그런데 대학동기 중
명리학을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가 오늘,
‘내년 을사년은 꽃이 들어오는 해’라고 한다.
띠옹~~~
그러자 갑자기
‘그럼 이안도 새장가갈 수 있는 거 아냐?‘라는
기대가 불끈 생겼고,
오늘 밤 다시 귀찮음을 박차고 운동을 하러 나왔다.
오! 남자의 집념!이란 참으로 놀라운 것이어서
올여름의 최고 기록인 3분을 깨고,
오늘밤 유치원생 놀이터에서
자그마치 3분 30초나 운동을 했다.
운동 후 허벅지를 만져보니 조금 굵어진 것도 같았다.
암튼..
내년 나의 새 신부가 될
은하계 최고 미녀 공주님아 기다려라!
오빠가 말벅지 만들어서 너에게 달려가마!!
경주마처럼 달려가마!!
#말과
#이안작가의 #허벅지는 #구분이안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