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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원 Mar 10. 2022

열혈 취준생의 비애

11. 첫 출근


일찍 서울에 도착한 도나는 간단하게 카페에서 아침겸 심을 해결하고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공책에 일당 20만원으로 아르바이트 일당을 대충 계산해보니 열흘만 일해도 200만원은   있었다. 물론 변동 사항은 있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저정도는   있다고 사장님이 말해줬다.   달만 열심히 일해서 500만원정도만  할머니 수술비는 감당할  있을  같았다. 물론 아직 할머니 수술비가 정확히 얼마나 필요할지는 모르지만 500만원에 도나가 조금 모아놓은 돈을 합치면 수술비용은 될  같았다. 이것저것 계산하다보니 어느새 일하러  시간이 되었다. 사장님이 출근  날은 출근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나오라고 했지만, 도나는 2시간 일찍 출근했다. 도나는 기대  걱정  하며 일터로 향했다


본격적으로 일 시작하기 전에 유니폼부터 갈아입었다. 유니폼은 특이하게 승무원들의 유니폼과 비슷했다. 승무원 컨셉으로 유니폼을 맞춘것 같다고 도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직원들이 하나 둘씩 유니폼을 갈아입고 나오니 정말 모두 승무원들 같았다. 다들 예쁘고 구두까지 신어서인지 몸매도 늘씬했다. 도나는 본인 빼고 다 예쁜 것 같아서 괜히 기죽었다. 도나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그 순간 사장이 도나에게 칭찬해줬다.

     

“도나 꾸며놓으니까 예쁜데?”    

 

도나는 사장님의 말 한마디에 잠깐 기죽었던 마음이 회복됐다. 사장님은 직원들에게 도나를 소개했다. "이름은 최도나이고 바(BAR) 일은 처음 해본다고 하니 다들 옆에서 잘 도와줘. 알았지?" 사장님은 도나의 소개를 마치고 쿨하게 퇴장했다. 직원들은 알겠다는 대신 머리를 끄덕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나는 A직원에게 간단하게 손님 대하는 법을 배웠다. A직원은 본인도 같이 들어 갈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손님이 무례한 부탁을 하면 그때는 사장님께 말씀드리면 된다며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말라고 했다. 도나는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책임져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꼈다.


교육받고 얼마 후 남자 손님 세 명이 들어왔다. 첫 손님 응대에 도나와 직원 2명이 함께 들어갔다. 교육받은 대로 도나와 직원들은 간이 의자를 놓고 손님과 마주 보고 앉았다. 직원들은 능숙하게 손님들과 농담도 하며 친근하게 대화했다. 도나는 그 상황이 아직은 어색해 인사만 가볍게 하고 눈치껏 조용히 앉아 있었다. 직원들이 도나를 대신 소개해주고 손님과 이야기 자리도 만들어줬다. 하지만 손님들은 도나에게 크게 관심보이지 않았다. 도나는 직원들의 행동을 살펴보고 눈치껏 알아서 손님을 응대했다. 직원들과 이야기 중에 갑자기 손님 중에 한 명이 자기 마음에 드는 직원에게 자기 옆에 와서 앉으라고 권했다. 그럼에도 그 직원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애교 섞인 말로 그러면 안 되는 것을 잘 알지 않느냐며 사장님에게 말하고 그만큼 금액을 더 내면 옆자리로 가겠다고 말했다. 그런 상황을 처음 겪는 도나는 그 직원의 대처능력을 보고 속으로 감탄했다. 연륜이 느껴지고 새삼 돈 버는 일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근 첫 날이라 직원들과 함께 손님 응대해서 크게 어려웠던 일은 없었지만, 첫 날이고 긴장한 탓인지 퇴근시간이 되자 피로가 밀려왔다. 다행히 택시비 지원이 되서 택시타고 퇴근했다. 낯선 환경과 낯선 사람들과 보내느라 많이 피곤했던 도나는 택시 타고 바로 사우나로 향했다.  화려한 도시의 불빛과 곧 동이 트기직전의 파릇한 어둠을 뚫고 급히 달리는 차들까지 캄캄한 도시를 화려하게 만드는 것에 한몫했다.


도나는 문득 도시의 화려함 속에 소리 없는 고통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분명 저 화려한 불빛 이면에는 어둠이 존재할 것이라고. 그리고 그것이 곧 인생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도나는 평소에도 생각이 많은 편인데 특히 새벽이면 이런저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 그렇게 생각에 잠긴 채 도나는 잠시나마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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