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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계절

2023년 3월 #2

by 올디너리페이퍼

인사든, 메일이든, 수다든… 날씨 얘기가 빠질 수 없죠. 더욱이 오늘 같은 날에는.

3월이라기엔 꽃샘추위는 고사하고 3월의 눈은 상상도 못 할 그런 따뜻한 날, 얇은 면티조차도 많이 걸으면 더위가 느껴질 햇볕이 있던 날, 그리고 그 끝에 갑작스러운 비와 바람과 추위.

덥고 건조한 날 때문에 전국적으로 산불도 많이 나고, 공기도 꽤나 안 좋던 날에 만난 차가운 날씨가 반갑습니다.

앞으로 탁한 날이 많이 남아있겠지만요.

추위를 반가워하다니… 하지만, 3월이 되고서는 더워질 날만 남았구나… 생각하며 이미 가을을 기다렸습니다.

그런 날이라 비는 왔지만, 맑은 공기가 반가우셨길, 상쾌하셨길 빕니다.


지난주에는 안과에 다녀왔습니다.

첫째 이유는 작년 건강검진 결과에서 백내장인지 녹내장인지 어쩌구 하며 안과 진료를 권고받았었는데 계속 미루었고,

둘째 이유는 초점을 잡는데 잠깐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제가 인지하는데 노안이 오는 것 같아서 무언가 확실히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3월이 되면서 문득 저를 위한 무언가를 하고 싶었습니다.

요즘은 자연인 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열심히는 아니지만 가끔 찾아보고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백내장은 없고, 심한 근시에서도 나타나는 녹내장 의심증상으로 진료를 권장한 것 같다고. 하지만 신경은 죽은 데가 없어 녹내장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괜찮다고.

다행이죠.

그리고 말대로 노안이 시작됐는데, 안경을 새로 맞출 정도는 아니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자연스러운’이라는 말에 다행스러워해야 할지,

드디어 나타난 ‘현상’에 약간 마음 쓰려할지 잠깐 망설였지만,

오후에 조퇴를 하고, 저를 위한 시간을 가졌다는 것으로 행복해졌습니다.

진료를 하고, 천천히 걸어 귀가하는 길 꽃집에 들러 오랜만에 가지 나무와 꽃을 사서 정성스럽고, 환하게 꽂아두었거든요.

그렇게 직장인이 자연인에게 조금 곁을 내어 줍니다.


지난주에 보내주신 예쁜 초록 바다, 바다와 연결된 하늘, 자유와 해방의 상징적인 돗자리와 백팩이 담긴 사진은 휴대폰에 저장해 두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얼마나 숨이 크게 쉬어지는 시간이었을까요, 상상만 해도 폐 깊이까지 시리고 짭조롬합니다.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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