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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착길 Oct 21. 2020

별 같은 아들과 살 같은 딸

나의 가을 remedy


큰 아이 온라인 가을 수업 중

가을 느낌을 색깔로 표현하라는데

아이는 고동색 나무 기둥 위

짙은 초록 나뭇잎으로 가득 메운다

빨리 끝내고 쉬려는 심산인지

아이 눈엔 상록수만 이는지

가을 색이 다채롭다는 걸 알려주니

비로소 그 위에 빨강 주황을

마구 덧칠한다

동네 안에 아름답게 붉어지는 나뭇잎들이

땅과 가까운 아이 눈엔 안 들어왔을까

그저 자전거 위에서 앞만 보고 달리고

학교와 놀이터에서 마스크 쓴 친구 얼굴만 보니

잘 안 보였겠다고 넘겨짚어 본다


큰 아이의 가을 색


함께 걷던 작은 아이는 화단에 핀 구절초를 보며

저 꽃이 무엇이냐 묻는 동시에 꽃 이름표를

고는 국화와 분꽃 치원에서 배웠다고 

가을꽃들을 이야기하느라 신났는데

요새 함께 걷는 일이 거의 없어서일까

하늘은 파랗고 나무는 초록인 큰 아이 그림이

조금 아쉬운 가을이다

그래도 과제 제출 결과는 "잘했어요!"

우리 반 선생님 참 관대하시네



6년 전 가을 남자는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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