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가나다라

나는

당신이 나를 떠나는 새벽마다

문고리의 체온을 기억합니다


열네 시간의 빈 복도를

햇살로 덮고

먼지 속에서도

당신의 발자국을 기다립니다


저녁이 되어

당신의 그림자가 문턱에 닿으면

나는 먼저 문을 열어줍니다


오늘도 무사히 돌아왔구나

말없이 당신을 앉힙니다

당신이 들고 온 한숨과

버리지 못한 짐들을

조용히 품습니다


때로는

당신이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던

어두운 날도 있었지만

결국 나는 압니다

나는 당신이 쉬어도 되는 자리라는 것을


내일도

문을 천천히 열고

당신의 평화를 맞이하겠습니다


나는

당신의 작은 안식처입니다


집.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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