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길도, 나쁜 길도 아닌
나 자신을 잃지 않기
비가 많이 내려 웅덩이가 생겼다.
“웅덩이가 있으니 그리로 걷지 말고 옆으로 피해 걸으렴.”
“네!”
분명 대답은 그렇게 했는데, 아이는 물이 고인 웅덩이만 골라 걸었다.
그것도 모자라 웅덩이 위에서 뛰며 신발과 옷을 흙탕물 범벅으로 만들었다.
큰 바위가 있었다.
“올라가면 위험하니 절대 올라가지 마.”
“네!”
그러고는 엄마가 자리를 비우기만 기다리다, 집을 비운 사이
제일 꼭대기까지 올라가 마을을 내려다보았다.
풀이 무성한 길이 있었다.
“저 길은 위험하니 다른 길로 가거라.”
“네!”
하지만 아이는 깨끗이 정리된 길보다
풀과 나무가 우거진 길을 더 재미있어하며 걸었다.
엄마가 가지 말라고 한 길은 더 가보고 싶었다.
세상은 반듯하고 안전한 길만 택하라고 하지만,
길마다 다 다른 배움이 있기에 힘든 길도 누군가에겐 의미가 된다.
좋은 어른이 안내해 주는 길은 따르는 게 옳다.
다만 누군가 스스로 가보고 싶은 길이 있다면
내 생각만 앞세워
그 길을 막거나 억지로 다른 길로 돌려세워서는 안 될 것이다.
정말 중요한 건, 어떤 길을 걷더라도
그 사람이 자신을 잃지 않도록 곁에서 지켜봐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