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by 이작가

아침에 일어나면 정신을 깨우기 위해 진한 커피를 마신다. 커피가 목구멍을 타고 온 몸으로 퍼지면서 세포 하나하나가 살아난다. 잠을 자고 일어났음에도 찌뿌둥한 몸을 기지개를 켜며 이완시킨다. 뭉친 어깨를 몇 번의 스트레칭으로 풀어주고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오늘 할 일을 빠르게 생각한다.


아이들 학교 갈 준비를 마치고 아이들이 등교를 하면 그때부터 시작이다. 전투 모드 장착. 해야 할 일들이 빡빡한 하루를 살아내기 위해 큰 숨을 몰아쉬고 하나하나 클리어 해나 간다. 목록의 일과들이 하나씩 지워질 때마다 희열이 느껴진다. 좀 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낼 수 록 내 삶이 더 풍요롭고 가치 있다고 생각했다.


쉼 없이 달려가는 삶 속에서 해야 할 미션이 클리어 될 때마다 '그래 이런 것이 행복이지' 자기만족에 빠져 진정한 삶에 대해 생각해 보지도 않고 '나는 행복 하다’ 자기 암시를 하며 내면의 소리를 무시하며 살았다. 아이들과의 놀이를 남편과의 여행을 친구와의 식사를 뒤로 미루고 미루며 일어나지도 않을 미래를 걱정하며 현재의 나를 무시했다.


아이와 함께 요리를 하며 어질러 놓은 주방, 색칠 놀이를 하며 얼굴이며 손에 물갑을 묻히고 웃는 아이의 얼굴, 자전거를 처음 혼자서 타다 넘어져 우는 아이의 귀여운 표정, 영화를 보며 같은 장면에서 감동을 받고 서로를 바라보는 남편의 눈빛,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 엄마를 지키라며 아이가 내 책상위에 올려놓은 피규어들, 개수대에 잔뜩 쌓인 설거지 거리를 두고 남편과 가위바위보를 하는 비장한 표정, 하루 일과를 마치고 온 가족이 앉아 좋아하는 야구팀을 응원하는 소리에 어쩌면 내 삶의 의미가 존재하는 게 아닐까?


어쩌면 삶은 달걀 껍데기를 깨는 것이다. 달걀의 껍질을 깨고 나와야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수 있듯이 고집해 왔던 삶의 프레임을 깨고 나오면 다른 세상을 맞이할 수 있다. 맞는지 틀리는지도 모르는 프레임에 갇혀 나를 그리고 나의 삶을 길들이고 있었는지 모른다.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나의 소리를 듣고, 나를 소중히 대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주어진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다. 삶은 즐거워야 하니까.



회식을 한다며 미안한지 초콜릿과 마카롱을 한 아름 안기는 남편의 미소가 오늘 나의 삶을 살아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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