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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언 Dec 19. 2022

나는 커피를 싫어하는 커피 중독자다.

그렇다. 나는 커피를 싫어하는 커피 중독자다.


가요를 들으며 커피에 대한 환상을 키운 적도 있긴 하지만. 초등학생이 듣기에는 다소 딥한 러브송인 젝스키스의 <예감>  이런 노랫말로 시작한다.


향긋한 모닝커피와 내 아침을 깨워주는 상큼한 입맞춤



시간이 흐르고 젝키 오빠들과 함께 늙어진 나는 향긋한 커피를 생산성 향상의 도구로 이용하는, 그리고 아침을 깨우는 입맞춤은 상큼하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 어른으로 자랐다.


태초에 카페인 취약형 인간으로 태어나 카페인과 먼 삶을 30여 년 살다가 뒤늦게 중독된 것이 이 모든 패러독스의 시작이다. 몸에 맞지 않는 옷 같은 커피가 불러온 불면의 밤과 신경과민의 날들에 대항하여 디카페인 라이프를 다짐하곤 한다. 그리고 실패하곤 한다.


커피에 대해 쓰겠다고 마음은 먹었으나 커피에 대한 태도에 일관성이 없어 고민했다. 긍정적일 때도 있고 부정적일 때도 있다. 그래서 마음껏 이랬다 저랬다 하고자 한다. 어떤 날은 커피 예찬론이 될 수도, 어떤 날은 커피 유해론이 될 수도 있겠다. 오늘도 디카페인 라이프는 실패했으므로.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커피를 싫어하는 커피 중독자다.



편의점 커피 최고봉은 강릉커피라떼 (출처:서울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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